삶의나침반

장자[190]

샌. 2011. 12. 25. 08:42

통발은 물고기를 잡는 수단이다.

고기를 잡으면 통발은 잊힌다.

덫은 토끼를 잡는 수단이다.

토끼를 잡으면 덫은 잊힌다.

말은 뜻을 전하기 위한 수단이다.

뜻을 전하면 말은 잊어버린다.

나는 어찌하면 이처럼 말을 잊어버린 사람을 만나

그와 더불어 말을 나눌 수 있을까?

 

筌者所以在魚

得魚而忘筌

蹄者所以在兎

得兎而忘蹄

言者所以在意

得意而忘言

吾安得夫忘言之人

而與之言哉

 

    - 外物 8

 

살아가자면 통발이 필요하고, 덫이 필요하다. 그러나 중요한 건 물고기와 토끼를 잡는 일이지 통발이나 덫은 아니다. 맹목적으로 살다 보면 물고기나 토끼는 잊어버리고 통발과 덫에 집착하는어리석음에 빠진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쳐다보며 헤매인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바쁘기만 하다. 성탄절 아침이다. 내 고집과 미혹됨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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