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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산. 바. 라. 기.
중앙공원이 생긴 뒤로 동네 산책이 뜸해졌다. 잘 단장된 길이 생겼으니 발걸음은 편리한 쪽을 향하게 된다. 그러나 길은 제마다의 특색이 있다. 어제저녁에는 일부러 동네길을 따라 산책을 했다. 사람 사는 옛 정취가 조금은 남아 있는 길이다. 저녁 햇살에 내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동네에는 아직 이런 밭이 꽤 남아 있다. 전에는 논도 있었는데 개발이 되면서 없어졌다. 이곳도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소문이 오래전부터 있었다. 집을 그렇게 지어대도 늘상 부족하다고 난리다. 묘한 일이다. 뒷산길은 언제나 정겹다. 늦은 시간인데도 맨발 걷기하는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10월에 든지 한참 되었는데도 앵앵거리며 달려드는 산모기가 한가하고픈 산책을 방해했다. 벚나무와 자작나무 잎들이 물들어가고 있었다. AI가 세상..
북쪽에서는 이 나무를땔감으로 쓴다고 탈 때 나는 소리를 따라'자작'나무라고 한다고 남쪽에서 사는 나는의아하면서도 부럽다 이 고운 나무를 어찌불 아궁이에 넣을 수 있는지 (151001) 네 그림자를 따스히품어주는 마음이 사랑 (151002) 너는 항상빛나고 있었어 보는 방향이 달라알아채지 못했을 뿐이야 (151003) 꿈과 함성이 모여역사가 된다 (151004) 통신탑 - 우리가 외딴섬임을 일깨워주는 육지의 등대 (151005) 저 세상을꿈꾸며 바라보기만 하고살았어 발버둥쳐도컴컴한 터널에서벗어나지 못하는 (151006)
용두회 다섯 명이 대모산 자락길을 걸었다. 지하철 일원역에서 대모산에 들어가니 일원장미공원이 나오고 자락길과 연결되었다. 공원과 걷는 길이 잘 꾸며져 있었다. 우리는 데크길을 따라 공원 주변을 돌았다. 걷기라기보다는 산책 수준이었다. 초가을이었지만 초여름의 녹음 속을 걷는 기분이었다. 한 달쯤 뒤면 울긋불긋 단풍 숲이 될 것이다. 짧은 걷기를 한 뒤 가락동으로 나와 당구를 치고 점심을 먹고 헤어졌다. 당구장에서는 녹화된 내 영상을 보면서 스트로크가 엉망인 것을 발견했다. 다른 무엇보다 바른 자세에 신경을 쓸 일이렸다.
대통령이 되는 꿈을 꿨다. 과정은 기억나지 않는데 선거를 통해서는 아니고 권위 있는 기관으로부터 지명을 받은 것 같다. 마치 노벨상을 수상했다는 통보를 받듯 차기 대통령이 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집으로 수많은 축하 인사와 기자가 몰려들면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다음날 지지자들이 모인 가운데 드넓은 광장에서 대통령으로서의 포부를 밝히는 연설을 했다. 원래 무대공포증이 있는데 대통령이 된 꿈에서는 달랐다. 열광하는 대중들의 박수 소리에 들뜬 웅변가가 되었다. 연설의 내용은 '억강부약(抑强扶弱)'으로 '대동세상(大同世上)'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뜻밖의 사자후에 나 자신도 반할 정도였다. 꿈에서 깬 뒤에도 심장이 두근거렸다. 내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주역이 되다니. 비록 꿈이었을 망정 신나..
열흘 전에 설악산 울산바위를 다녀온 후 산행 재미가 다시 생겼고, 이번에는 관악산을 찾았다. 서울 근교 산 중에 가장 많이 찾은 산이 관악산이었다. 아내나 아이들과의 추억도 많이 깃든 산이다. 한창 다녔을 때가 30대 후반에서 40대였다. 아내와 과천향교에서 출발했다. 계곡 길을 피해 능선으로 오르려 했으나 입구를 놓치는 바람에 돌 많고 험한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중간에라도 능선으로 오르는 길이 있겠지,라고 예단한 게 잘못이었다. 관악산에 왜 '악'이 들어갔는지 과천 쪽 계곡으로 올라가면 알 수 있다. 정상에 오르는 최단거리지만 그만한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예전과 달리 길에는 데크가 많이 설치되어 있었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도 여러 개가 놓여 있었다. 그러나 산행 내내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
뜻밖의 어려움과 심한 가난은큰사람 만드는 풀무와 망치다받아들이면 몸과 마음이 커진다피하면 작아질 뿐이다 橫逆困窮 是鍛鍊豪傑的一副鑪錘 能受基鍛鍊 則心身交益 不受基鍛鍊 則心身交損 - 채근담 12 고난은 인간에게 주어진 도전의 기회다.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누구에게는 양약이 되고 누구에게는 독약이 된다. 분명한 것은 시련을 겪지 않고는 단단해질 수 없다는 것이다. 망치질로 단련되어야 강한 쇠가 된다. 고난은 큰사람이 되기 위해 미리 겪는 통과의례라 할 수 있다. 에 나오는 말이다. 天將降大任於是人也 必先苦其心志 勞其筋骨 餓其體膚 空乏其身 行拂亂其所爲 所以動心忍性 曾益其所不能하늘이 장차 그 사람에게 큰 사명을 주려 할 때는, 반드시 먼저 그의 마음과 뜻을 흔들어 고통스럽게 하고, 힘줄과 뼈를 굶주리게 하며..
예로부터 잔치나 환갑 같은 경사스러운 날, 손님들에게 국수를 대접했다. 국수는 기쁨과 축복의 음식이다. 반면에 국수는 가난한 서민의 음식이기도 하다. 눈물의 음식이기도 한 셈이다. 어떤 경우에도 국수는 사람들에게 위안과 위로를 준다. 쉽게 넘어가는 면발과 따뜻한 국물은 헛헛한 속과 함께 마음까지 따스하게 데워준다. 그래서 우울한 날이면 국수를 찾게 되나 보다. 낮에 시내에 나간 길에 국숫집에서 잔치국수를 시켜 먹었다. 휴일 점심시간이어선지 테이블이 꽉 찼다. 국수는 혼자 먹기에도 어울리는 음식이다. 앞자리에 모르는 사람이 앉아도 함께 국수를 먹을 때는 왠지 모르게 친근감이 느껴진다. 옆자리 일행은 국수에 더해 돈육전과 함께 막걸리를 마신다. 군침이 돈다. 가을앓이를 한다. 기온이 떨어지고 뜨거운 생명..
지난주였다. 집에 있는데 아침 산책을 하고 돌아온 아내가 현관문을 열지 못하고 있었다. 버튼을 누르는 신호만 반복해서 들릴 뿐 문은 열리지 않았다. 결국 내가 안에서 열어주어 들어올 수 있었다. 아내 얼굴은 창백했다. 갑자기 비밀번호가 생각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얼토당토않은 상황이었다. 순간적으로 화가 났다. 아내한테 시범을 보여주기 위해 같이 밖에 나가 문을 닫고 도어록 비밀번호를 누르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웬걸, 나도 머리가 하얘지며 숫자가 떠오르지 않았다. 하나라면 그럴 수 있다고 치자. 부부가 같이 비밀번호를 까먹고 제 집에 들어가지 못하다니, 더구나 2년 넘게 매일 수 차례씩 누르던 번호였다. 이런 황당 시추에이션이 생길 수 있나. 이것저것 누르다 보니 도어록은 먹통이 되어 버렸다(먹통이 되면..
어제는 저녁 9시에 잠자리에 들었더니 새벽에 눈이 떠졌다. 시계를 보니 일출 타임과 맞아 앞 중앙공원으로 나갔다. 집을 나섰을 때는 어둑했으나 공원 전망대에 도착하니 날이 밝아오며 노을이 물들었다. (10/3/06:45) 해가 뜬 후 아침 구름도 멋있었다. 그저께(10/1) 저녁노을. 고향에서 온 전화로 심란했으나 V자형 구름을 보며 희망을 얻다.
피곤해서였는지 잠을 설쳤다. 깼다 자다를 반복하다가 일출에 맞춰 자리에서 일어났다. 푹 잘 수 있었다면 굳이 일출을 보러 나가지 않았을 것이다. 경포의 새벽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해가 수평선을 뚫고 거침없이 솟아올랐다. 오메가 일출이었다. 막 떠오른 햇살을 받은 해변가 송림도 발갛게 물들었다. 체크 아웃을 하고 아내와 같이 아침 해변을 산책했다. 초당마을에서 순두부로 아침을 먹었다. 인근 경포호로 가서 2인승 전기 자전거를 빌려 호수를 한 바퀴 돌았다. 귀로에 들자마자 아내는 뒷좌석에서 곯아떨어졌다. 중간에 다른 장소도 계획에 있었으나 집에 일찍 들어가 쉬는 쪽을 택했다. 둘째 날, 부부가 함께 울산바위에 오른 것으로 대만족이었던 이번 여행이었다. 울산바위 길을 걷던 다섯 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