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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산. 바. 라. 기.
제14대 달라이 라마의 구순 특별 회고록이다. '조국과 민족을 위한 70여 년의 비폭력 투쟁'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티베트가 1950년에 중국에게 점령, 흡수된 후 달라이 라마는 1959년에 인도로 망명해서 티베트 불교와 민족 문화를 지키기 위한 운동의 중심이 되었다. 이 책은 70여 년간 그가 싸워 온 여정의 기록이다. 일제에게 나라를 빼앗긴 슬픔을 간직한 우리로서는 티베트의 사정이 남 같지 않다. 우리는 36년간 지배를 받았으나 티베트는 76년째 국권을 빼앗기고 망명정부가 독립 투쟁을 하고 있다. 이미 티베트 국내는 중국의 동화 정책으로 저항의 싹이 돋아나지 못하고 있다. 언어는 중국어로 통일되고 학교에서는 기숙사 생활을 의무화하여 티베트 아이들을 일찍부터 부모와 격리시킨다. 민족의식을 차단할 목..
동네 중앙공원 전망대에서 만난 어느 날의 저녁 하늘이다. 저녁노을을 보기 위해 맞춤한 시간대에 찾아갔다고 할 수 있다. 전망대에는 나처럼 노을을 보기 위해 올라온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의자에 앉아 사색에 잠긴 듯 해 지는 하늘을 감상했다. 어떻게 사진을 찍어야 잘 나올까, 나만 바빴다. 서쪽 하늘에서 비켜 선 하늘 다른 부분의 구름이 예뻤다. 저 하늘 색깔처럼 맑고 투명하게, 저 구름처럼 가볍게 살라고 속삭이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쉼 없이 부글거리는 내 마음이 과연 얼마나 진정될 수 있으랴.
여동생에게서 어머니 상태가 나빠졌다는 연락이 왔다. 추석에 식사를 못하시면서 기력이 쇠해가는 걸 느꼈는데 이즈음 들어 급격히 악회된 것 같다. 다음날 아침에 부리나케 내려갔다. 10/12(월) 원인을 알 수 없으니 우선은 병원에 가서 링거를 맞혀 드렸다. 원기 회복에 대한 얄팍한 기대를 가지고서. 10/13(화) 밤새 잦은 기침이 이어졌다. 어제 링거 영향인지 아침에는 다소 기력을 회복했다. 소량의 식사를 하고 종일 잠에 뻐져 들었다. 그러나 몇 발자국만 움직여도 숨이 차서 힘들어했다. 동생과는 며칠 더 지켜보자고 했다. 오전에 세차게 내리던 비가 그치고 오후에는 햇볕이 났다. 집 주변은 가을의 색깔이 가득했다. 어머니는 누워 있기만 했다. 잘 보시던 TV 프로그램에도 관심이 없어졌다. 일상의..
중앙공원이 생긴 뒤로 동네 산책이 뜸해졌다. 잘 단장된 길이 생겼으니 발걸음은 편리한 쪽을 향하게 된다. 그러나 길은 제마다의 특색이 있다. 어제저녁에는 일부러 동네길을 따라 산책을 했다. 사람 사는 옛 정취가 조금은 남아 있는 길이다. 저녁 햇살에 내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동네에는 아직 이런 밭이 꽤 남아 있다. 전에는 논도 있었는데 개발이 되면서 없어졌다. 이곳도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소문이 오래전부터 있었다. 집을 그렇게 지어대도 늘상 부족하다고 난리다. 묘한 일이다. 뒷산길은 언제나 정겹다. 늦은 시간인데도 맨발 걷기하는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10월에 든지 한참 되었는데도 앵앵거리며 달려드는 산모기가 한가하고픈 산책을 방해했다. 벚나무와 자작나무 잎들이 물들어가고 있었다. AI가 세상..
북쪽에서는 이 나무를땔감으로 쓴다고 탈 때 나는 소리를 따라'자작'나무라고 한다고 남쪽에서 사는 나는의아하면서도 부럽다 이 고운 나무를 어찌불 아궁이에 넣을 수 있는지 (151001) 네 그림자를 따스히품어주는 마음이 사랑 (151002) 너는 항상빛나고 있었어 보는 방향이 달라알아채지 못했을 뿐이야 (151003) 꿈과 함성이 모여역사가 된다 (151004) 통신탑 - 우리가 외딴섬임을 일깨워주는 육지의 등대 (151005) 저 세상을꿈꾸며 바라보기만 하고살았어 발버둥쳐도컴컴한 터널에서벗어나지 못하는 (151006)
용두회 다섯 명이 대모산 자락길을 걸었다. 지하철 일원역에서 대모산에 들어가니 일원장미공원이 나오고 자락길과 연결되었다. 공원과 걷는 길이 잘 꾸며져 있었다. 우리는 데크길을 따라 공원 주변을 돌았다. 걷기라기보다는 산책 수준이었다. 초가을이었지만 초여름의 녹음 속을 걷는 기분이었다. 한 달쯤 뒤면 울긋불긋 단풍 숲이 될 것이다. 짧은 걷기를 한 뒤 가락동으로 나와 당구를 치고 점심을 먹고 헤어졌다. 당구장에서는 녹화된 내 영상을 보면서 스트로크가 엉망인 것을 발견했다. 다른 무엇보다 바른 자세에 신경을 쓸 일이렸다.
대통령이 되는 꿈을 꿨다. 과정은 기억나지 않는데 선거를 통해서는 아니고 권위 있는 기관으로부터 지명을 받은 것 같다. 마치 노벨상을 수상했다는 통보를 받듯 차기 대통령이 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집으로 수많은 축하 인사와 기자가 몰려들면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다음날 지지자들이 모인 가운데 드넓은 광장에서 대통령으로서의 포부를 밝히는 연설을 했다. 원래 무대공포증이 있는데 대통령이 된 꿈에서는 달랐다. 열광하는 대중들의 박수 소리에 들뜬 웅변가가 되었다. 연설의 내용은 '억강부약(抑强扶弱)'으로 '대동세상(大同世上)'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뜻밖의 사자후에 나 자신도 반할 정도였다. 꿈에서 깬 뒤에도 심장이 두근거렸다. 내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주역이 되다니. 비록 꿈이었을 망정 신나..
열흘 전에 설악산 울산바위를 다녀온 후 산행 재미가 다시 생겼고, 이번에는 관악산을 찾았다. 서울 근교 산 중에 가장 많이 찾은 산이 관악산이었다. 아내나 아이들과의 추억도 많이 깃든 산이다. 한창 다녔을 때가 30대 후반에서 40대였다. 아내와 과천향교에서 출발했다. 계곡 길을 피해 능선으로 오르려 했으나 입구를 놓치는 바람에 돌 많고 험한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중간에라도 능선으로 오르는 길이 있겠지,라고 예단한 게 잘못이었다. 관악산에 왜 '악'이 들어갔는지 과천 쪽 계곡으로 올라가면 알 수 있다. 정상에 오르는 최단거리지만 그만한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예전과 달리 길에는 데크가 많이 설치되어 있었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도 여러 개가 놓여 있었다. 그러나 산행 내내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
뜻밖의 어려움과 심한 가난은큰사람 만드는 풀무와 망치다받아들이면 몸과 마음이 커진다피하면 작아질 뿐이다 橫逆困窮 是鍛鍊豪傑的一副鑪錘 能受基鍛鍊 則心身交益 不受基鍛鍊 則心身交損 - 채근담 12 고난은 인간에게 주어진 도전의 기회다.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누구에게는 양약이 되고 누구에게는 독약이 된다. 분명한 것은 시련을 겪지 않고는 단단해질 수 없다는 것이다. 망치질로 단련되어야 강한 쇠가 된다. 고난은 큰사람이 되기 위해 미리 겪는 통과의례라 할 수 있다. 에 나오는 말이다. 天將降大任於是人也 必先苦其心志 勞其筋骨 餓其體膚 空乏其身 行拂亂其所爲 所以動心忍性 曾益其所不能하늘이 장차 그 사람에게 큰 사명을 주려 할 때는, 반드시 먼저 그의 마음과 뜻을 흔들어 고통스럽게 하고, 힘줄과 뼈를 굶주리게 하며..
예로부터 잔치나 환갑 같은 경사스러운 날, 손님들에게 국수를 대접했다. 국수는 기쁨과 축복의 음식이다. 반면에 국수는 가난한 서민의 음식이기도 하다. 눈물의 음식이기도 한 셈이다. 어떤 경우에도 국수는 사람들에게 위안과 위로를 준다. 쉽게 넘어가는 면발과 따뜻한 국물은 헛헛한 속과 함께 마음까지 따스하게 데워준다. 그래서 우울한 날이면 국수를 찾게 되나 보다. 낮에 시내에 나간 길에 국숫집에서 잔치국수를 시켜 먹었다. 휴일 점심시간이어선지 테이블이 꽉 찼다. 국수는 혼자 먹기에도 어울리는 음식이다. 앞자리에 모르는 사람이 앉아도 함께 국수를 먹을 때는 왠지 모르게 친근감이 느껴진다. 옆자리 일행은 국수에 더해 돈육전과 함께 막걸리를 마신다. 군침이 돈다. 가을앓이를 한다. 기온이 떨어지고 뜨거운 생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