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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산. 바. 라. 기.
내 고향 남쪽 바다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꿈엔들 잊으리요그 잔잔한 고향 바다지금도그 물새들 날으리가고파라 가고파 어린 제 같이 놀던 그 동무들 그리워라어디 간들 잊으리요그 뛰놀던 고향 동무오늘은 다 무얼 하는고보고파라 보고파 그 물새 그 동무들고향에 다 있는데나는 왜 어이타가 떠나 살게 되었는고온갖 것 다 뿌리치고돌아갈까 돌아가 가서 한데 얼려 옛날 같이 살고지고내 마음 색동옷 입혀웃고 웃고 지나고저그날 그 눈물 없던 때를찾아가자 찾아가 물 나면 모래판에서 가재 거이랑 달음질 치고물 들면 뱃장에 누워별 헤다 잠들었지세상 일 모르던 날이 그리워라 그리워 여기 물어 보고 저기 가 알아 보나내 몫엣 즐거움은 아무 데도 없는 것을두고 온 내 보금자리에가 안기자 가 안겨 처녀들 어미 되고동자들 아비 된 사이인생의..
광복절을 전후해 넷플릭스에서 '미스터 션샤인'을 봤다. 믿음직한 지인이 추천해 주어서였다. 2018년에 tvN에서 24부작으로 방영된 드라마다. '미스터 션샤인'은 구한말과 일제 강점기의 초기를 시대 배경으로 한다. 신미양요 때 미국으로 건너간 유진이 미군이 되어 고국으로 돌아와 애신과 만나면서 생기는 사랑과 국권 회복을 위한 의병들의 투쟁을 그렸다. 고전적인 사랑과 우정, 의리, 그리고 대의를 향한 용기와 희생이 전편에 깔려 있다. 구한말의 시대상을 잘 그려냈다고 본다. 24부작을 한꺼번에 몰아보는데 부담이 되었다. 추천을 받으면서는 기대를 많이 했는데 몰입도가 그렇게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사랑과 의병 투쟁의 두 축으로 전개되는데 전체적으로 간지럽다는 느낌이었다. 여성적인 감성이 남성들의 ..
그날하늘에서가만히 지켜보던 그 달빛은어디로 갔을까 (150814) 세상을 뒤집어보고 싶거든 이리로들어오라구 (150815) 쓰러진 천 년 스기 옆에서새 생명이 싹튼다 생멸을 거듭하며어디로 가는 걸까 아득히 먼 데서 지켜보는안타까운 눈빛들 (150816) 네 마음밭에는 다양한 씨앗이 뿌려져 있어 긍정과 희망은 행복의 씨를 깨우고미움과 절망은 불행의 씨를 깨우지 그러니 너에게 달려 있어네가 결정하는 거야 무슨 꽃을 피우는지는 (150817) 옷도 제각각동작도 제멋대로 아파트 칼각이부러운 듯 내려다보고 있다 (150818) 이 세상은고해라면서요 그렇게 말하고는이토록 천진하게웃고만 계십니까 (150819)
어제는 81주년 광복절이었다. 나라의 광복과 함께 민족정신의 광복도 생각하게 된다. 동시에 나의 해방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진다. 일제의 사슬에서 벗어났다고 진정한 해방이라 할 수 있을까. 또 다른 족쇄에 얽매게 된 것은 아니었을까. 해방 직후에는 이념이, 지금은 그에 더해서 자본의 논리가 우리를 옭아매고 있다. 무자비한 생존경쟁의 늪에 빠져 있다. 해방은 지나간 얘기가 아니다. 해방은 과거 못지않게 현재에도 필요한 우리의 소명이다. 오히려 더 절실해졌다. 그런 점에서 나는 '인디 정신'을 사모한다. 인디 정신은 내가 철 들고 나서부터의 지향점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인디(indie)'는 통제 체계(거대 자본, 정부)의 주류로부터 독립되어 그 영향 아래 있지 않는 활동을 가리킨다. 영 단어 'indepe..
기분 내서 벌인 일은 시작이 곧 끝이다.몇 걸음을 가겠는가?정이 솟으면 알았다 싶지만 들어서면 캄캄하다.불빛은 어디 있는가? 憑意興作爲者 隨作則隨止 豈是不退之輪 從情識解悟者 有悟則有迷 終非常明之燈 - 채근담 10 '기분이나 느낌으로[憑意興 從情識]' 일을 시작하면 오래가지 못한다는 경구로 읽힌다. 깨달음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느낌이나 식견에 의지하면 길을 잘못 들게 된다. 그릇된 길임에도 옳은 길이라고 착각하고 살아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신념이 강한 종교인들에게 더 위험이 크다. 여기 나오는 '불퇴지륜(不退之輪)'과 '상명지등(常明之燈)'은 불교에서 완전한 깨달음과 지혜를 의미한다. 그 길에 들어섰다고 쉽사리 판단하지 말라. 자기 자신에게 속는 것인지도 모른다.
갈 때는 그냥 살짝 가면 돼술값은 쟤들이 낼 거야옆 자리 앉은 친구가 귀에 대고 소곤거린다그때 나는 무슨 계시처럼죽음을 떠올리고 빙긋이 웃는다그래 죽을 때도 그러자화장실 가는 것처럼 슬그머니화장실 가서 안 오는 것처럼 슬그머니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고 할 것도 없이빗돌을 세우지 말라고 할 것도 없이왁자지껄한 잡담 속을 치기배처럼한 건 하고 흔적 없이 사라지면 돼아무렴 외로워지는 거야외로워지는 연습술집을 빠져나와낯선 사람들로 가득한 거리 걸으며마음이 비로소 환해진다 - 갈 때는 그냥 살짝 가면 돼 / 윤재철 그렇게 가고 싶다. 슬그머니 술자리에서 빠져나오듯이 이 세상도 가볍게 떠나고 싶다. "갈 때는 그냥 살짝 가면 돼." 얼마 전 고향 마을의 이웃분이 요양병원에서 스무 해 가까이 지내다가 힘들게 돌아가..
최근에 태양 표면을 찍은 사진이 공개되었다. 하와이에 있는 이노우에 태양 망원경이 촬영한 것이다. 이노우에 망원경은 현존하는 최고 성능을 가진 태양 망원경이다. 이 사진에는 놀랍게도 깃털 모양의 물결치는 무늬가 찍혀 있다. 태양 표면의 온도 차이도 분명하게 나타나 있다. 태양 광구는 쌀알조직이라는 구조로 되어 있다. 끊임없는 대류에 의해 생기는 현상이다. 이노우에 망원경의 높은 해상도는 쌀알조직 안에 이처럼 특이한 패턴의 무늬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과학자들은 원인을 밝혀내겠지만 내 눈에는 패턴의 아름다움이 먼저 눈에 띄었다. 처음 사진을 봤을 때 내 눈에는 겨울철 유리창에 낀 성에가 연상되었다. 극단적인 뜨거움과 차가움에서 비슷한 문양의 무늬가 만들어진다는 게 흥미로웠다. 자연의 원리에는 상태의..
너무 더우니까 책 읽기도 지장을 받는다. 한여름에는 책보다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게 제격이다. 그래서 본 미드가 이 '코민스키 메소드(Kominsky Method)'였다. 나와 동년배의 주인공들이라 더욱 재미나게 봤다. 70대의 샌디(마이클 더글러스)는 예전에 배우였으나 지금은 연기 학원을 운영하며 지낸다. 80대의 노먼(앨런 아킨)은 성공한 사업가이며 샌디의 절친이다. 일상을 함께 하고 고민을 나누며 살아가는 둘의 모습이 친구란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늙어가면서 이런 친구가 있다면 삶이 삭막하지만은 아니리라. 드라마를 살아있게 하는 것은 유머다. 두 노인의 대화는 시종 미소짓게 만든다. 병과 죽음마저 무심하게 바라볼 수 있는 그들의 여유와 유머는 잘 익어가는 인생의 결과이리라. 어떤 슬픔이나 고통도 유..
드물지만 새벽에 눈이 떠질 때가 있다. 대개는 침대에서 빈둥거리다가 다시 잠이 든다. 그런데 오늘은 창으로 보이는 하늘과 구름이 맑고 예뻐서 그대로 누워있을 수가 없었다. 시간이 늦어 일출 풍경을 보기는 글렀으나 아침 하늘이라도 구경하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아침 공원에는 산책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부부가 함께 나온 사람, 개를 데리고 나온 사람, 달리기를 하는 사람, 진흙길에서 맨발 걷기를 하는 사람 등 각자는 나름의 방법으로 하루를 열고 있었다. 오늘은 나도 부지런한 사람이 되었다. 대기에 선선한 기운이 감도니 하늘 모양이 달라졌다. 구름은 기온과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에 따라 천변만화의 모습을 보여준다. 오늘 아침, 하늘 캔버스가 보여주는 구름을 따라가는 눈길이 행복했다.
먼 남쪽 바다를 지나는 태풍의 영향으로 더위가 누그러졌다. 불어오는 바람이 제법 서늘하다. 올여름은 경북 양산의 기온이 42.5℃가 될 정도로 뜨거웠다. 122년의 우리나라 기상 관측 사상 기록된 최고기온이다. 우리 지방의 최고기온이었던 38℃는 들먹이기에도 미안할 정도다. 햇볕은 여전히 따가우나 바람 시원한 오늘은 파란 하늘에 뭉게뭉게 흰 구름이 탐스럽게 일었다. 무더위에 고생 많았다고 하늘이 위로해주는 것 같았다. 캘리그래피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하늘 화판이 그리는 구름 풍경을 감상하며 걸었다. 입추(立秋)가 지났으니 가을이 선뜻 가까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