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사는 이가잠깐 땅에 내려서는 것도미안하게 여겨외다리 맨발 한쪽만 딛고 서는저 겸손과 염치 있음에가슴 뜨끔해져있는가 아직도 용서 받을 여지가 - 두루미를 보다가 / 유안진 지난주에 철원에 가서 두루미를 봤다. 논에 산재해서 먹이를 먹고 있는 많은 두루미 가족을 보았다. 두루미 탐조대에서는 수백 마리가 모여 있는 장관이 펼쳐졌다. 두루미와 만났으니 올 겨울도 가득 찬 셈이다. 두루미를 보면서 인간이 어떤 경지에 올라야 그들처럼 우아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꾸미지 않는 자연스러움이 그런 것이었다. 시인은 겸손과 염치를 떠올리며 가슴 뜨끔해졌다고 말한다. 그리고 용서 받을 여지가 있을지를 묻는다. 정작 용서를 빌어야 할 놈은 철면피를 한 채 큰소리를 떵떵 치는 세상이다. 인간으로 산다는 게 부끄럽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