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기쁨

거인의 나라 / 신경림

샌. 2024. 12. 8. 12:00

모두들 큰 소리로만 말하고

큰 소리만 듣는다

큰 것만 보고 큰 것만이 보인다

모두들 큰 것만 바라고

큰 소리만 좇는다

그리하여 큰 것들이 하늘을 가리고

큰 소리가 땅을 뒤덮었다

작은 소리는 하나도 들리지 않고

아무도 듣지를 않는

작은 것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아무도 보지를 않는

그래서 작은 것 작은 소리는

싹 쓸어 없어져버린 아아

우리들의 나라 거인의 나라

 

- 거인의 나라 / 신경림

 

 

거인이 되고 싶은 욕망들이 모여 여기 한 거인을 만들었다. 그 거인은 나흘 전 국민들에게 총부리를 겨누었다. 거리낌 없이 너무나 당당하게, 미소까지 지으며. 거인이 하늘에서 별안간 툭 떨어질 리 없다. 그리고 우리는 박수를 쳤다. 

 

"(거인이) 권력을 잡게 되면, 그는 어떤 죄를 지어도 괜찮은 자유를 얻기 위해 권력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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