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기쁨

인생은 아름다워 / 쥘 르나르

샌. 2025. 1. 2. 11:08

매일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이렇게 말해 보는 것도 좋을 거예요.

 

눈이 보인다.

귀가 들린다.

몸이 움직인다.

기분이 그다지 나쁘지 않다.

 

고맙다!

인생은 아름다워.

 

- 인생은 아름다워 / 쥘 르나르

 

 

동네를 산책하다 보면 요양병원 앞을 지나간다. 전에는 정신병원이었는데 몇 년 전부터 요양병원으로 바뀌었다. 병원 주변은 항상 적막에 잠겨 있다. 살짝 열린 커튼 사이로 침대에 누워 있는 환자가 보이기도 한다. 지나갈 때마다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그들은 안에 있고 나는 밖에 있지만, 시간문제일 뿐이란 걸 잘 알기 때문이다.

 

생로병사는 생명이 겪어야 하는 숙명이다. 누구도 예외가 없다. 그날이 오면 쓰나미처럼 모든 걸 휩쓸고 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주어진 오늘을 행복하게 살아낼 의무가 생명에게는 있다. 세상 탓을 하며 한탄하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 시인 같은 마음이라면 감사할 거리는 차고도 넘친다. 상대적 만족은 모래성 같아도, 존재적 기쁨은 화수분 같은 희열을 준다. "Thanks, My Life!"

 

'시읽는기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전거 / 이원수  (0) 2024.12.24
저들에겐 총이 우리에겐 빛이 / 박노해  (0) 2024.12.16
거인의 나라 / 신경림  (0) 2024.12.08
인생 / 이기철  (0) 2024.12.02
삼천포 / 백석  (0) 2024.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