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128]

샌. 2015. 2. 6. 10:40

선생님의 병이 깊어지자 자로가 빌게 해달라고 청을 드렸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그런 것이 있을까?" 대답하기를 "있습니다. 비는 글에 '너를 천지 신명께 비노라' 하였습니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나도 그런 기도를 드린지는 오래다."

 

子 疾病 子路 請禱 子曰 有諸 子路對曰 有之뇌 曰禱爾于上下神祈 子曰 丘之禱久矣

 

- 述而 30

 

 

스승의 병이 깊어지자 자로는 안절부절못했다. 자로의 성격으로 보건대 스승의 병을 고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하고 싶었을 것이다. 자로가 한 청은 무속적인 신앙에 근거한 기도 의식이 아니었나 싶다. 그러나 공자는 인간의 일상사에 간섭하는 신적 존재를 믿지 않았다. 합리적인 공자가 그런 타력에 기댈 사람이 아니다. 공자는 추상적 관념의 세계보다 땅에 기반을 둔 현실주의자였다. 그래서 완곡한 어법으로 거절한다.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는 살 수 있는 무슨 방법이든지 강구해 보는 게 사람의 심리다. 그러나 공자는 병중에서도 삿된 것을 물리친다. 괴력난신(怪力亂神)에 의지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위다. 자신의 소신을 일관되게 지키는 공자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삶의나침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논어[130]  (0) 2015.02.15
논어[129]  (0) 2015.02.10
논어[127]  (0) 2015.02.01
논어[126]  (0) 2015.01.26
논어[125]  (0) 2015.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