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210]

샌. 2016. 8. 31. 11:04

자로가 말했다. "위나라 주군이 선생님을 모셔다가 나라를 다스리게 하면 무엇부터 먼저 하시겠습니까?" 선생님 말씀하시다. "무엇보다다도 이름을 바로잡아야지!" 자로가 말했다. "그럴 수 있을까요? 실지와는 먼 이야기입니다. 왜 그것을 바로잡는가요?" 선생님 말씀하시다. "무식쟁이야! 너는! 참된 인간은 모를 바에야 잠자코 있는 법이다. 이름이 바르지 않으면 말이 통하지 않고, 말이 통하지 않으면 일이 제대로 되지 않고, 일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예법이나 음악이 융성하지 못하고, 예법과 음악이 융성하지 못하면 형벌이 옳게 되지 못하고, 형벌이 옳게 되지 못하면 백성들이 몸둘 곳조차 없게 된다. 그러므로 참된 인간은 이름을 붙이면 꼭 그대로 말할 수 있고, 말할 수 있으면 꼭 그대로 행할 수 있다. 참된 인간은 제 말에 군색함이 없도록 할 따름인 것이다."

 

子路曰 衛君 待子而爲政 子將奚先 子曰 必也正名乎 子路曰 有是哉 子之迂也 奚其正 子曰 野哉 有也 君子 於其所不知 蓋闕如也 名不正 則言不順 言不順 則事不成 事不成 則禮樂不興 禮樂不興 則刑罰不中 刑罰不中 則民無所措手足 故君子 名之必可言也 言之必可行也 君子於其言 無所구而已矣

 

- 子路 3

 

 

당시 위나라는 임금 자리를 두고 부자간에 다투고 있었다. "이름을 바로잡겠다!"라는 공자의 말은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겠다. 어떻게 해야 정치를 잘 할 수 있느냐는 제나라 경공에게 공자는 이렇게 대답하기도 했다.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고, 아비는 아비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君君臣臣父父子子]." 공자의 '이름을 바로잡겠다'는 뜻은 각자가 이름에 맞는 삶을 사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아닌가 싶다. 그러자면 임금부터 임금다워야 하는 것이다.

 

공자와 자로간의 의견 차이는 명분과 실리의 다툼으로 볼 수 있을까. 자로는 비현실적인 공자의 원칙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나 공자에게는 대의명분이 중요했다. 가지보다는 뿌리, 즉 근본을 무시하고서는 세상이 바로 서지 못한다. 원칙주의자로서의 공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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