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월곡리 느티나무

샌. 2018. 4. 19. 19:45

나무를 처음 본 순간 나도 몰래 중얼거렸다. "이 나무 하나로 영암에 온 값을 했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게 당연할 만큼 대단한 느티나무다.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범상치 않다. 마을의 평안과 풍년을 가져다준다는 믿음으로 신성시한다는 설명은 차치하고라도 이 나무 앞에서는 누구라도 합장을 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날 것 같다. 울타리 밖에는 촛대 같은 도구가 놓여 있기도 하다.

500년이 넘은 거목이지만 연초록 새잎으로 덮인 나무는 생기발랄해 보인다. 길게 뻗어 구불구불한 가지들이 춤추듯 사방으로 뻗어 있다. 한 가지는 아예 땅에 닿았다. 줄기 일부는 상해 있지만 나무는 싱싱하다. 초봄의 기운 때문인지 모른다. '옷이 날개'라는 말은 나무도 예외가 아니다. 계절에 따라 나무의 인상은 완연히 다르다. 한창 물이 오르는 이맘때 나무 옆에 서면 약동하는 생명의 에너지가 느껴진다.

월곡리 느티나무는 높이 21m, 줄기 둘레 7m, 남북 방향으로는 30m 정도 퍼져 있다. 천연기념물 283호다. 전남 영암군 군서면 월곡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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