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고니를 보다

샌. 2024. 2. 3. 12:11

미세먼지가 사라진 착한 날이었다. 경안천으로 고니를 보러 나갔다. 얼음이 녹고 있는 경안천은 봄이 오는 듯 포근했고, 유유히 떠 있는 하얀 고니들이 강 풍경을 화룡점정으로 꾸미고 있었다. 기우뚱거리며 얼음 위를 걷는 고니의 몸짓도 재미있었다.

 

 

서울에서 모임이 있었지만 나가지를 않았다. 버스와 지하철로 왕복 네댓 시간이 걸리는 이동 시간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다 나이 탓일 게다. 반면에 고니는 룰룰랄라 가벼운 마음으로 만나러 간다. 겨울 고니는 나에게 고맙고 기특한 존재다.

 

 

별자리 중에 백조자리가 있다. 바람기 많은 제우스 신은 인간 여인을 유혹할 때 동물의 모습으로 변신을 했다. 제우스가 스파르타의 왕비 레다를 유혹하기 위해 변신한 것이 백조(고니)였다. 그들 둘 사이에서 난 자식이 쌍둥이자리의 카스트로와 폴록스다. 제우스는 레다와의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하늘에 백조자리를 만들었다.

 

처음 별자리를 배울 때는 백조가 구체적으로 무슨 새인지 몰랐다. 그러나 이제는 고니가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가는 모습을 보면 백조자리가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백조자리는 완벽한 고니의 모습이다. 낮과 밤 하늘이 고니를 매개로 서로 연결된다는 사실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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