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과천에서 낙성대로 관악산을 넘다

샌. 2009. 5. 10. 18:20

관악산을 오전에 과천에서 오르게 되면 해를 등져서 좋다. 그리고 사당 쪽으로 내려오면 역시 오후 햇살을 뒤에 받게 된다. 그래서 따가운 햇살을 피할 때는 주로 이 코스를 이용한다.

어제 남쪽 지방의 어느 도시는 기온이 34 도를 넘어서 5 월의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러다가는 우리나라도 조만간 아열대기후에 들어가게 될 것 같다. 기온 상승이 정말 심상치 않다. 기온의 급격한 변화는 생태계에 심각한 충격을 주게 되고, 인간 역시 거기서 예외가 아니다. 아내와 함께 걷는 5 월의 등산길이 무척 뜨거웠다.

산은 이미 짙은 녹색으로 변했다. '신록예찬'에서는 5 월의 신록을 찬탄했지만 글이 쓰여지던 때와는 이미 기후가 달라졌다. 지금으로 치면 4 월의 신록이라야 글의 내용과 맞는 것 같다. 그 당시와 지금은 아마 한 달의 편차는 생기지 않았을까 싶다.


정상 가까이 올라서 능선을 타고 사당 쪽으로 하산했다. 올라올 때와 달리 주통로여서인지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서로 교행하기도 힘들었고 건조한 길에는 먼지가 자욱했다. 그래서 예정에 없이 낙성대로 향하는한가한 계곡길을 택했다. 그제야 사람들도 적고 그늘이 많아서 걷기가 훨씬 편해졌다. 낙성대 길은 거의 10여 년만에 걷는 길이다. 아래쪽에 내려오니 옛날과는 너무 많이 변해서 방향을 제대로 찾지 못했다. 과천에서 관악산을 넘어 낙성대로 오는데 쉬엄쉬엄 걸어서3 시간 30 분이 걸렸다.

사당에서 아이들과 만나 오랜만에 가족이 함께외식을 했다. 그저께가 어버이날이었다고 아이들이 내는 식사자리였다. 앞으로는 함께 산에도 가자고 제안을 했는데 마땅찮아 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니 다행이다. 함께 운동하고 식사하는 것만큼 사람 사이를 가까이 해 주는 것도 없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부녀 사이의 대화가좀더 트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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