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어머니와 김장을 하다

샌. 2008. 11. 22. 17:34



헝제들이 고향집에 모여서 함께 김장을 하는 것이 연례행사가 되었는데 올해는 서로 일정이 어긋나 같이 모이지를 못했다. 동생들은 지난 주말에 내려갔고, 나는 이번 주에 어머니와 함께 김장을 담그었다. 그러나 사실 내가 한 일이란 빈 김치통을 들고가서 가득 채워 돌아오는 일밖에 없었다. 같이 속을 버무리려고 했지만 어머니가 '디모도'나 하라고 해서 배추를 날라주고 통을 옮기는 등의 잔심부름만 했다. 그러나 가만히 보니 디모도 역할도 상당히 중요한 것이 김장을 하는 사람은 고무장갑을 낀 손에 양념도 잔뜩 묻어있어 다른 사람이 도와주어야만 일의 능률이 오르게 되어 있다.

 

고향에 내려가면 싣고 오는 것이 늘 차로 가득이다.이번에도 김장 외에 쌀, 당근, 파, 무우, 배추, 밑반찬, 기름, 장, 콩 등 어머니가 직접 가을걷이한 것들을 받아왔다. 농사를 지어보면수확물이 얼마나 귀하고 아까운지를 알게 된다. 농부에게 작물은 돈으로 환산되는 경제적 가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런 귀한 것들도 자식이기에 아낌없이 줄 수 있을 것이다.

 

여든이 가까워오는 어머님이 아직 건강하게 노동을 할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감사해야겠다. 다른 욕심을 더 부린다면 어머니가 이미 세상을 뜨셨거나 또는 병중에 계신분들에게 죄스러운 일이 될 것 같다. 노모를 홀로 남겨두고 떠나오는 발걸음이무겁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난 무척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날 너무 자책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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