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장자[31]

샌. 2008. 7. 27. 07:13

그대는 저 사마귀를 모릅니까?

그놈이 성을 내면 팔을 벌려 마차를 막으려 합니다.

자기가 당해 내지 못할 것을 알지 못하는 겁니다.

이것이 그의 재능의 장점이기도 합니다.

경계하고 삼가십시오!

사마귀처럼 그대의 장점을 자꾸 자랑하면

그를 범하는 것이니 위태롭습니다.

 

汝不知夫螳螂乎

怒其臂以當車轍

不知其不勝任也

是其才之美者也

戒之愼之

積伐而美者

以犯之幾矣

 

- 人間世 5

 

장자 철학도 시대의 산물이다. 장자가 살았던 전국시대는 전쟁이 끊이지 않는 약육강식의 시대였다.당시의 사회에 대한 비판 및 살아남기 위한 방법, 그리고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는사회를고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장자는 내적 초월을 통해서 인간의 길을 찾으려 했고, 현실 참여보다는 정신의 자유를 중요시했다.죽음을 두려워하지는 않지만,하늘이 내린 수명을 다하며 인간답게 사는 것이야말로 장자가 강조한 핵심이다.

 

거백옥이 위험지역으로 떠나는 안합에게 충고를 하는 중에이 사마귀 비유가 나온다. 당랑거철(螳螂車轍)의 고사를 인용하며 자신의 재능만 믿고 무모한 행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지극히 현실적인 충고다. 명분 때문에 목숨을 버리는 유교의 가치관을 장자는 비난한다. 자신의 재주만 믿고 남을 경멸하거나, 자신의 능력 밖에 있음에도 무모하게 덤벼드는 우매함이야말로 경계하고 삼가야 할 일이다. 장자가 볼 때 목숨을 걸면서까지 매달릴 가치나 명분은 없다. 그런 점에서 장자는 생명철학이다. 결코 뜬구름 잡는 허황된 논리가 아니라 지극히 현실적인 가르침이다. 그런 점에서 보신(保身)과 진년(盡年)은 장자를 읽는 키워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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