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힘들게 관악산에 오르다

샌. 2008. 5. 26. 13:26



왜 자꾸 걷고 싶을까? 왜 자꾸만 산에 들고 싶을까? 한 마디로 대답할 수는 없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길과 산이 주는 위로 때문이라고 하겠다. 답답한 세상사에 우울해지고 그저 그런 일상이 무겁고슬퍼질 때 날 위로해 주는 친구가길과 산이다. 묵묵히 한결 같은 마음으로 그 자리를 지키며 생명을 품고 길러내는 산이 좋고, 나그네가 되어 한없이 걷고 싶은 길이 좋다.

 

어제는 과천에서 발걸음을 시작하여 관악산에 올랐다. 예전에는 늘 과천을 들머리로 하여 등산을 하곤 했다.그때는 주로 계곡을 따라 올라갔지만 이번에는 능선길로 들었다. 길은 힘들지만 대신 사람이 적기 때문이다.

 

날씨는더웠고, 땀도 많이 흘렀다. 아내도 나도 무척 힘이 들었다. 가지고 간 물병 3 개는 중간에서 바닥이 났다. 능선길이니 그늘이 적어 더욱 힘들었다. 녹음 우거진 산의 경치도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관악산이 불의 기운을 가진 산이라는데, 그래선지 여름으로 접어든 관악산은 더욱 뜨거웠다.

 

우리는 정상까지 가지 않고 우회로를 따라 사당 쪽으로 내려갔다.연주대의 붉은 연등이 멀리서도 환하게 빛나며 아름답게 보였다.관악산은 바위가 많아 걷기가 만만찮다. 특히 내려갈 때는 관절이 약한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몸이 힘들어서인지 사당으로 내려가는 길은 길고 지루했다.

 

다 내려와서야 슈퍼에서 냉막걸리 한 병을 사서마시며 갈증을 달랬다. 꿀맛이 따로 없었다. 그제야 마음에도 여유가 찾아들었다. 천 원이 주는 행복이 이렇게 클 수 있음은 산행의 힘든 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이번 산행에서는 짜증나는 내 마음을 주체하기 힘들었다.날씨 탓이라고 하기보다는 최근의 상황이 날 그렇게 만든 것 같다. 그러나 그조차도 결국은내가 지어낸 일이 아니었던가. 이럴 때는 몸도 마음도푹 쉬게 놓아두는 것이 최선이라는 걸 안다. 어디를 가든 누구를 만나든 결코 진정한 위안을 얻기는 어렵다. 그냥가만히 기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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