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다육이(2)

샌. 2012. 1. 7. 08:24

 

십여 종류 되는 다육이 중 하나가 두 번째로 꽃을 피웠다. 베란다에 있을 때는 잠잠하더니 겨울이라 방으로 옮겨주었더니 고맙다는 듯 화답한다. 꽃은 꿩의비름을 닮았는데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다.

 

지금 읽고 있는 책에서 글쓴이는 인간과 꽃 사이의 알 수 없는 강한 유대감을 궁금해한다. 적지 않은 꽃의 모양이 그토록 인간의 부끄러운 부분을 닮게 된 이유, 인간이 꽃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 그리고 사랑하는 남녀가 하필 꽃을 열심히 주고받는 이유를 궁금해하고 있다. 글쓴이의 유머러스한 해석은 이렇다.

 

'인간에게 꽃의 의미는 이미 문화적이다. 꽃을 가꾸고 꽃으로 장식하고 꽃을 선물로 주고받는 과정에 대해 어느 부류의 인간도 이의를 제기해 본 적이 없다. 이는 직접적으로 표현되는 육체적인 성적 표현에 대한 사회적 억압을 해소하는 장치로 꽃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꽃이 자신의 성기의 대체물이며 매우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상징 장치라는 사실은 숨겨져 있다. 그럼에도 인간들은 꽃을 좋아한다는 것을 매우 정서적이고 안정된 심리 상태의 증거로 삼는다. 그게 바로 꽃에 대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오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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