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관리 왕버들

샌. 2011. 11. 11. 08:54


청송군 파천면 관리에 있는 이 왕버들에는 애틋한 전설이 전한다. 옛날, 마을에 늙은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처녀가 있었다. 그런데 전쟁이 일어나자 늙은 아버지에게 출병 통지서가 날아들었다. 처녀를 사모하던 옆 마을 총각이 늙은 아버지 대신 대리종군하겠다고 나섰다. 처녀는 고마운 마음에 돌아오면 혼례를 치르기로 하고 노인도 이를 허락했다. 총각은 떠나던 날 나무 한 그루를 심고 자신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바로 이 왕버들이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전쟁이 끝나도 총각은 돌아나지 않았고 나무는 훌쩍 자라 있었다. 노인은 다른 남자와 혼인을 시키려 했으나 처녀는 자신을 위해 대신 죽은 총각을 잊지 못해 왕버들 가지에 목을 매고 목숨을 끊었다. 처녀가 죽은 뒤 왕버들 옆에 소나무 한 그루가 돋아났다. 동네 사람들은 일편단심으로 임을 기다리던 처녀의 넋이라고 생각하여 만세송(萬世松)이라고 부르며 함께 마을의 수호신으로 모시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찾아갔을 때 만세송은 사라지고 없었다. 베어진 소나무 밑동과 표지석만이 쓸쓸히 남아 있었다. 고사한 건지 다른 피해를 당한 건지는 확인해 보지 못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이 만세송은 청송군을 상징하는 소나무이기도 했다.

 

이 왕버들은 천연기념물 193호로 400살 정도 되었다. 높이가 18m에 이르는 큰 나무였으나 수년 전에 벌집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나무가 상해 줄기를 잘라냈다고 한다. 두 나무는 공교롭게도 최근에 함께 수난을 당한 셈이다.

 






아래 사진은 인터넷에서 퍼 온 것으로 두 나무가 함께 있던 때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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