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미국자리공

샌. 2011. 10. 13. 10:44

 

미국자리공 꽃이 지고 열매가 맺히기 시작한다. 흰 꽃이 지고 나면 검은색의 구슬 같은 열매가 달린다. 독성이 있다고 하지만 모양은 무척 예쁘다.

 

미국자리공은 1950년대부터 번성하기 시작한 귀화식물이다. 아마 미국자리공만큼 미움을 많이 받았던 식물도 없을 것이다. 독이 있고 토양을 산성화 시킨다는 오명에 왕성한 번식력이 더해져 이 땅을 망치는 유해식물로 분류되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외래종이 번성할 여건을 마련해 준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다. 자연을 파괴하는 난개발은 바로 이런 외래종이 퍼져나가는 길을 만들어주는 것과 같다. 미국자리공이 울산 같은 공단 지역에서 제일 먼저 자리 잡았다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정상적인 생태계라면 자생식물과의 경쟁에서 그들이 마음대로 활개를 칠 수는 없다.

 

미국쑥부쟁이, 미국가막사리, 미국개기장, 미국자리공 등 식물 세계에서도 미국은 결코 환영 받지 못한다. 식물마저도 탐욕스럽게 보이는 것들만 들어온다. 그러나 전 세계가 하나의 동네로 변하고 있는 세계화의 시대에 식물을 네 것 내 것으로 편 가르고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 토종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 땅의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시키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멋대로 산을 깎고 강을 파헤치면서 외래종에 책임을 돌리는 것은 적반하장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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