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도를 보면 가시엉겅퀴가 약용식물로 농가에서 재배되고 있다고 한다. 논농사에 비해 소득이 3배 정도 많아서 관심이 큰 모양이다. 가시엉겅퀴는 간과 담낭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약효 때문에 남획되어 멸종 위기에 몰렸다.
가시엉겅퀴는 갈라진 잎 끝에 날카로운 가시가 달려 있다. 너무 가까이 가면 비명을 질러야 한다. 나를 건드리지 말라는 뜻이다. 그러나 꽃은 색깔이 곱고 예쁘다. 벌 한 마리가 조심스레 꿀을 빨고 있다.
가시에 찔리고서야 알았다
피 멍울멍울 솟아나는
그 생채기 얼마나 쓰리고 아린가를
고혹적인 눈웃음에 홀리지 말아야 했다
다시는 찔리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했건만
쏘아보는 눈화살에 녹아버릴 줄이야
저만치 거리를 두고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
잊지만 않았어도
다가가지 않았을 것을
아직 푸른 멍으로 남아있는
저번에 찔렸었던 기억
떠올리기만 했어도
이렇게 또 당하지는 않았을 것을
두 번이나 찔리고서야 돌아본다
독기 품은 가시 박으려고
나도 어디서 누구에게 눈웃음치지 않았는가를
남을 아프게 하는 것보다
내가 아픈 게 낫다고 자위하면서
어이없이 나는 왜 아파야 하나
가시에 찔린 바보의 자문자답이다
- 가시엉겅퀴 / 김승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