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비실대는 봄

샌. 2013. 4. 28. 16:05

 

시절이 수상해서 그런지 올해처럼 변덕스런 봄도 없다. 4월 중순까지 눈이 내리더니 바람도 여느 때보다 심하고 따스한 봄이라는 느낌이 별로 없다. 덩달아 나도 봄앓이를 심하게 하고 있다.

 

허리가 아픈지도 꼭 한 달이 되었다. 이제 95%는 정상으로 돌아왔다. 허리를 굽혀 양말을 신을 수 있게 된 것만도 감사하다. 그래도 하루에 1mm씩이나마 조금씩 허리가 제대로 작동하는 것을 지켜보는 건 기뻤다. 일부러 병원에는 가지 않았다. 시간은 더 걸릴지라도 저절로 낫게 되는 걸 믿었기 때문이다. 하긴 백수가 급할 것도 없다.

 

그 와중에도 꽃 갈증을 못 이겨 서울대공원으로 호암미술관으로 나들이 다녔더니 몸살이 찾아왔다. 두 손님 다 이제야 슬슬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오늘은 텃밭 농장의 '팜 커밍 데이'(Farm Coming Day)다. 농장 주인이 텃밭과 과수목 분양자를 초대해서 점심을 대접하는 날이다. 가서 맛있는 점심을 얻어먹고 텃밭에도 가 보았다. 땅 정리를 부탁했더니 작물만 심으면 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진즉 일을 해야 되었는데 도시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다음 주나 되어야 뭔가를 심을 것 같다.

 

텃밭 주변 야산이 춘색으로 무척 고왔다. 며칠간 방 안에 틀어박혀 있었더니 어느새 봄은 성큼 다가와 있었다. 아무리 엄살을 부려도 세상은 곱고 아름답고 살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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