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거미

샌. 2013. 8. 20. 10:13

 

노인 혼자 사는 집에는 거미줄이 많다. 사랑마루 위에도 거미 한 마리가 집을 짓고 살고 있다.

 

 

매미 한 마리가 제물이 되었다. 주로 잠자리가 잘 걸렸는데 거미로서는 횡재를 한 것이다. 거미줄을 뿜으며 포획물을 꽁꽁 묶는 정성이 대단하다. 

 

 

그러다가 아뿔싸, 포획물을 놓쳐 버렸다. 줄이 끊어지고 매미는 땅에 떨어졌다. 거미는 한동안 멍해 있다. 왜 그런 실수를, 지금은 뼈아픈(?) 자책을 하는지 모른다.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가 인내의 기다림이 시작된다. 저 자세로 꼼짝을 하지 않는다. 몇 시간이 지난 뒤 쳐다봐도 여전하다. 끝까지 기다린다. 미세한 떨림의 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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