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수리산 변산바람꽃과 노루귀

샌. 2014. 3. 4. 17:03

 

수리산에서 변산바람꽃을 만나는 것으로 한 해의 꽃 데이트가 시작된다. 산에 피는 꽃 중에서는 변산바람꽃이 제일 먼저 개화하기 때문이다. 수리산을 기준으로 한다면 2월 하순에서 3월 중순 사이에 활짝 핀 변산바람꽃을 볼 수 있다. 올해는 평년보다 약간 빠른 편이다.

 

병목안에서 올라가는 계곡에 변산바람꽃이 피어난다. 2006년에 우연히 발견한 곳이다. 그때는 수백 송이가 피어 있던 군락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이 사라졌고, 십여 포기 정도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사람의 발길이 닿은 탓이다. 몇 년 전까지도 사진사들로 북적댔는데 꽃이 별로 없으니 이젠 찾아오는 사람도 드물다. 소문에 의하면 옆 계곡으로 몰려갔다고 한다. 이곳의 변산바람꽃에게는 잘 된 일인지도 모르겠다.

 

내 마음이 그래서일까, 금년의 변산아씨는 가냘프고 새초롬해 보인다. 여린 바람에도 한들거리는 모습에는 애수가 서려 있다. 널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지만, 그러나 잊지 않고 널 지켜보기는 할 테다. 내년에는 어떤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가 되는구나.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

 

 

 

 

 

계곡 위 양지바른 사면에는 노루귀가 피어나는 마을이 있다. 노루귀는 이제 꽃봉오리가 열리고 있다. 좀 있으면 곱게 단장하고 미소 지을 노루귀의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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