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베란다에 핀 별꽃

샌. 2014. 3. 18. 11:03

 

베란다에 있는 버려둔 화분에서 덩굴이 나오고 초록 잎이 생기더니 조그만 흰 꽃이 피었다. 뭔가 궁금했는데 별꽃이었다. 산에 있는 흙을 가져와 화분에 담아 놓았더니 별꽃 씨도 같이 따라온 모양이었다. 베란다의 따스한 기운에 제 고향에서보다 일찍 꽃을 내었다.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꽃은 눈에 띄지도 않는다. 들에서는 보잘것없는 잡초라고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다. 별꽃은 그렇게 숨어서 반짝인다. 작은 꽃을 가만히 내려다본다. 얼마나 많은 인연의 씨줄 날줄이 교차해 여기서 꽃이 핀 것일까? 작은 꽃 하나에 경건해지는 아침이다.

 

땅에 납작 엎드려 피는 꽃, 별꽃을 아시나요

나무들이 눈을 틔우기 전에, 우수 경칩도 오기 전에

볕 좋은 곳이라면 어디서건 순백의 별로 뜨는 꽃

어젯밤 하늘 쳐다보다 떨어져 다친, 사람의 눈빛

거친 세상 헤쳐가느라 몸 구석구석 옹이 박힌 사람의 노래

다 모아 아름다운 문장으로 완성해놓는

이 작은 꽃 경전을 당신은 읽어보신 적 있나요

우리보다 더 낮게 땅바닥 기면서도

우리 설움을 별로 뜨게 하는 꽃, 별꽃

 

- 별꽃 / 배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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