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곤지암 향나무

샌. 2014. 8. 16. 09:24

 

경기도 광주시 실촌면 곤지암리의 행정 지명에 나오는 곤지암(昆池岩)에는 조선 선조 때 장군 신립(申砬, 1546~1592)에 얽힌 전설이 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가 신립 장군은 병사를 이끌고 충주 탄금대에서 싸우다 패하고 강물에 투신하여 순국하였다. 병사들이 장군의 시체를 이곳 광주로 옮겨 장사를 지냈는데 이상한 일이 발생하였다. 묘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고양이처럼 생긴 바위가 있었는데 누구든 이 바위 앞을 말을 타고 지나려 하면 말밥굽이 땅에 붙어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었다. 어느 날 지나가던 선비의 말도 바위 앞에서 움직이지 못하자, 선비는 말에서 내려 바위를 향해 "장군의 원통함이 아무리 크다고 하더라도 무고한 행인들을 불편하게 함은 온당치 못하다"고 하였다. 그러자 뇌성벽력과 함께 벼락이 쳐 바위 윗부분이 땅에 떨어졌다. 그후로 말을 타고 다니는 행인의 통행이 자유롭게 되었다고 한다.

 

원래 이 바위는 고양이 모양으로 생겼다 하여 묘(猫)바위라 불렸는데, 바위가 나누어진 뒤로는 곤지바위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원래 바위 주변에는 큰 연못이 있었는데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학교와 주택이 들어섰다.

 

신기하게도 바위 위에서 향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다. 수령이 300년쯤 된다는데 줄기는 가늘지만 키는 꽤 크다. 바위틈에서 반듯하게 자라 올라간 기상이 대단하다. 애틋한 전설과 함께하는 귀한 바위와 나무지만 주변이 너무 복잡하고 어수선하다. 작게나마 연못이라도 복원된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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