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바둑 대회

샌. 2014. 10. 20. 16:20

 

바둑 대회에 출전하는 J 형을 응원하기 위해 한국기원에 갔다. 재경 대구경북 지역 중고등학교 대항전이었는데 100명이 넘는 선수들이 참가해서 열전을 벌였다. 공식 대회를 처음부터 끝까지 구경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동문끼리 팀을 이루어 나가는 단체전이기 때문에 개인전보다 더 흥미진진했다. 실력이 평준화되어선지 4:3, 아니면 3:2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았다. A 그룹에선 경북고가, B 그룹에선 성광고가 우승했다. 내 모교는 참석을 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선수들은 50대가 드문드문하고 대부분이 60대 이상이었다. 요사이는 바둑을 두는 젊은 세대를 보기가 어렵다. 번쩍이는 컴퓨터 게임에 빠지지 바둑에는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진득하게 한 자리에 눌러앉아 긴 시간 머리를 써야 하니 아이들이 따분하게 여길 만하다. 그러나 집중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데 바둑만 한 게 없다. 중국에서는 학교 교육과정에 바둑이 들어있다는 얘기도 들었다.

 

바둑은 노년의 취미 생활로도 좋다. 하루 입장료 2천 원이면 종일 수담을 나누며 논다. 승부보다는 수를 즐기는 관점에서 바둑을 둔다면 참으로 유쾌한 오락거리다. 그러나 이기고 짐에 따라 일희일비해야 하는 시합 바둑은 스트레스가 동반되지 않을 수 없다. 승부를 초월한 무심의 경지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바둑에서 본다.

 

무엇에든 내공이 깊어지면 사람은 진중해진다. 물이 얕으면 가벼운 바람에도 잔물결로 찰랑거린다. 바둑은 인격 도야의 수단이면서 성취의 잣대다. 기(技)보다는 예(藝)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정신이다. 여러 바둑 두는 사람들을 보며 느낀 소회면서, 내 바둑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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