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123]

샌. 2015. 1. 9. 10:16

호향은 구두쇠만 사는 곳이다. 그곳 아이가 눈에 뜨이자, 제자들이 어리둥절한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나아오면 만나주고, 물러가면 할 수 없지! 왜 그렇게 야단들이냐? 자신을 깨끗이 하고 나오면, 그 깨끗한 점을 알아주어야지, 지난 일을 캘 것은 없는 거다."

 

互鄕 難與言 童子見 門人惑 子曰 與其進也 不與其退也 唯何甚 人潔其以進 與其潔也 不保其往也

 

- 述而 25

 

 

호향(互鄕)은 어떤 마을을 가리키는 말일 텐데 '난여언(難與言)'을 굳이 구두쇠의 의미로 번역한 건 이상하다. 서로 말을 섞기 어려울 정도로 천하거나 죄를 지은 사람들이 사는 마을 정도가 맞을 것 같다.

 

이 대목에서도 사람을 대하는 공자의 태도를 볼 수 있다. 호향 아이가 보이자 제자들이 어리둥절했다고 한다. 관습에 따라 접촉하기를 꺼렸을 것이다. 그러나 공자는 달랐다. 가르침을 받기 위해서 온다면 만나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마음가짐과 의지가 중요하지 신분이나 전과(前過)가 문제 되지 않는다. 당시 사회 분위기에서 공자의 입장은 파격적이다. 공자는 '가르침에 류가 있을 수 없다[有敎無類]'고도 했다. 수업료를 못 낼 정도로 가난해도 관계없었다. 훌륭한 말씀이 아니라 이런 일상의 행실에서 공자의 위대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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