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기쁨

술값 / 신현수

샌. 2016. 12. 14. 09:40

말 많이 하고 술값 낸 날은

잘난 척한 날이고

말도 안하고 술값도 안낸 날은

비참한 날이고

말 많이 하고 술값 낸 날은

그중 견딜만한 날이지만

오늘, 말을 많이 하고 술값 안낸 날은

엘리베이터 거울을

그만 깨뜨려버리고 싶은 날이다.

 

술값 / 신현수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것은 염치다. 염치(廉恥)란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다. 염치를 모르는 인간이 지도자가 되면 나라는 불행해진다. 무지, 오만, 비굴, 탐욕의 인간 군상들을 매일 TV로 접한다. 참으로 뻔뻔하다. 갑남을녀 대부분은 술값 몇 푼으로 조바심친다. 조무래기라 그런 걸까? 염치는 헌신짝처럼 차버려야 높은 자리에 올라갈 수 있는가 보다. 차라리 위선이 그리워지는 요즈음이다.

 

'시읽는기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왜 그럴까, 우리는 / 이해인  (0) 2016.12.30
기도 / 김수영  (0) 2016.12.21
슐레지엔의 직조공 / 하이네  (0) 2016.12.01
내가 만약 / 디킨슨  (0) 2016.11.21
높이는 전망이 아니다 / 허만하  (0) 2016.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