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백모란 한 송이

샌. 2023. 5. 14. 11:21

 

가는 줄기에 딱 한 송이만 피었다. 아마 이 세상에 나와서 첫 꽃을 피웠는지 모른다. 길을 가다가 눈길을 끈 모란이다. 나는 모란이 애호하는 꽃이 아니어서 그저 일별하고 지나가는 정도지만 이 모란에는 발걸음을 멈추었다. 가만히 바라보니 순백의 색깔이 순결하면서 고귀하게 느껴진다. 그래, 붉다 못해 검기까지한 색깔보다는 훨씬 낫다.

 

모란이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온 때는 기록에 남아 있다. 신라 진평왕 때 당나라에서 모란 그림과 꽃씨를 보내왔다. 뒤에 선덕여왕이 된 공주가 그림에 나비가 없는 걸 보고 이 꽃에는 향기가 없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실제로 꽃씨를 심어보니 향기 없는 꽃이 피었다고 한다. 선덕여왕이 어릴 때부터 영민한 소녀였다는 얘기다.

 

실제로 코를 대보니 전하는 이야기와는 달리 향기가 진하다. 모란은 중국에서 화중왕(花中王)으로 대접 받았다. 중국 문화권 속에 갇혔던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꽃 가운데는 암술 둘레로 노란 수술이 빽빽이 모여 호위하고 있다. 약 150개 정도 된다. 그저 심심해서 세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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