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말년은 조용히 책을 보며 지내고 싶은 게 내 소망이다. 책을 읽을 때가 제일 행복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책읽기가 죽을 때까지 이어질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러자면 몸과 정신의 기능이 온전히 유지되어야 한다. 책을 가까이하고 싶어도 작은 활자는 눈이 아파서 힘들다는 지인들 얘기를 자주 듣는다. 돋보기를 쓰기는 하지만 다행히 나는 아직까지 책을 읽는 데 불편함은 없다. 공자는 자평하기를 자신이 뛰어난 점은 없지만 호학(好學)만은 다른 누구보다도 앞선다고 했다. 호학은 공자에게 의무가 아니라 의미며 즐거움이었다. 나는 독서에서만은 - 질이 아닌 양에서 -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한 해에 보통 70권 내외를 읽는다. 한창 많이 읽었을 때는 100권을 넘었다. 독서량에서는 3, 40대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