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경(荀卿)은 조나라 사람인데 쉰 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제나라에 건너와 학문을 닦았다. 제나라 양왕 때에는 순경이 가장 나이 많은 스승이었다. 제나라에서는 열대부 자리가 모자라면 그때마다 채워 넣었는데 순경은 세 차례나 좨주가 되었다. 제나라 사람 중에서 어떤 이가 순경을 참소하자 그는 초나라로 떠났다. 초나라의 춘신군은 그를 난릉의 현령으로 임명했다. 춘신군이 죽자 순경도 관직에서 쫓겨났지만 이 일로 집안 대대로 난릉에서 살았다. 이사(李斯)는 일찍이 순경의 제자였는데 훗날 진나라 재상이 되었다. 순경의 시대에는 세상의 정치가 혼탁했으며 멸망하는 나라와 난폭한 군주가 잇달아 나오고, 성인의 기본적인 도리를 닦아 몸으로 실천하려 하지도 않았다. 그는 무속에 빠져 길흉화복의 징조를 믿고 못난 유학자들이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