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가 방영될 즈음이었다. 어릴 때 같은 동네에서 살았던 선배한테서 장문의 카톡이 왔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헤어진 뒤에는 만나지도 않았고 심지어는 전화 통화조차 없었던 선배였다. 그러니까 거의 60년 만의 연락이었다. 카톡은 어렸을 때 나를 괴롭힌 일에 대한 사죄와 용서를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선배는 구체적인 상황까지 묘사하며 잘못을 빌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나는 그 상황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선배와 관련된 추억이라는 게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조금은 황당한 마음으로 나는 기억조차 못하고 있으니 미안해할 것 없다고 답신을 보냈다. 최근에 드라마 을 봤다. 2년 전에 인기리에 방영된 학폭을 주제로 한 드라마다. 고등학생 때 일진들로부터 학대를 당한 피해자 문동은이 30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