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겨울 동해안 여행(1)

샌. 2012. 2. 11. 12:11

2월 8일, 포항 과메기와 영덕 대게를 현지에서 맛보기 위해 아내와 길을 떠났다. 중부, 영동,중앙내륙,경부, 대구-포항 고속도로를 지나는 긴 길이었다. 또다시 찾아온 혹한의 추운 날이었다. 남쪽으로 내려가도 계속 영하의 기온이었고, 바람이 차갑고 세찼다.

 

이왕 포항까지 내려간 길에 동해안을 따라 강릉으로 올라오며 대관령에서 눈도 구경하기로 했다. 날씨만 좋다면 선자령 길도 걸어볼 예정이었다. 자연스레 2박 3일의 동해안 여행길이 되었다.

 

고속도로의 종점인 포항나들목을 통과해 시내를 지나 호미곶을 찾아갔다. 오랜만에 동해와 다시 만났다. 겨울이어선지 바다 색깔은 더욱 짙푸르렀다. 왼쪽으로 바다를 끼고 호미곶으로 향하는 북부 해안도로는 드라이브 길로 최고였다. 길은 꼬불거리며 마을과 들을 지나고 바다는 계속 곁을 따라왔다.

 



반도의 동쪽 끝 호미곶 바다에 섰다. 그러나 너무 추웠다. 작은 카메라를 든 손이바람에 흔들려 제대로 사진을 찍을 수도 없었다. 이젠 호미곶의 상징이 된'상생의 손', 왠지 이 바다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은예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였다.

 


구룡포항으로 가서 과메기와 물회를 주문했다. 오래전 직장에서 포항이 고향인 동료가 있었다. 그가 고향집에서 가져온 과메기라며 저녁에 몇 사람을 초대했다. 그때 과메기 맛을 처음 보았다. 당시는 비린내가 많이 나서 맛있게 먹지를 못했다. 그 뒤로 일부러 과메기를 찾아 먹지는 않았다. 그러나 아내는 과메기를 좋아한다. 이번 여행도 현장에서 과메기 맛을 보고 싶다는 아내의 바람 때문이었다.

 

다행히 구룡포에서 맛본 과메기는 쫀득쫀득한 게 비린내가 전혀 없었다. 물회도 마찬가지였다. 소주 생각이 간절한데 운전 때문에 아내와 옥신각신했다. 주인장이 보더니앞 손님이 남긴 것이라며 소주가 조금 담긴 소주병을 준다. 딱두 잔이 나왔다. 주인장은 이제 며칠 뒤면 과메기철도 끝난다고 했다. 그렇다면 때에 맞게 잘 찾아온 셈이었다.

 


해 지는 구룡포항을 산책했다. 옛날 고래잡이로 명성을 날렸다는데, 반원형 모양의 항구는 지금도 넉넉하고 아늑해 보였다. 일본강점기 때의 거리도 남아 있다는데 찾아가 보지는 못했다.

 

호미곶온천랜드에서 온천욕을 했다. 알칼리성 물이 감촉이 좋았다. 겸해서 이발도 하고 때도 벗겼다.시골에 자리 잡고 있는데 시설은 상당히 좋은 편이었다. 북부해수욕장으로 가서 전망 좋은 숙소를 잡았다.

 



다음 날, 객실에서 편안하게 일출을 보았다. 바다쪽이 넓은 통유리로 되어 있어 누워서 바다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었다.

 




아침 해변을 산책했다. 포항 북부해수욕장은 모래사장이 고우면서 깨끗하고 규모도 컸다.시내에 이런 해수욕장이 있다는 게 포항 시민에게는 큰 혜택이지 싶다. 부산의 해운대에 비교되는 아름다운 해수욕장이다. 파도가 한 번씩 밀려왔다 가면 모래에 가는 줄무늬가 만들어지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국밥으로 아침을 간단히 먹고 내연산 보경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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