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장자[39]

샌. 2008. 9. 21. 19:05

옛 진인들은

생을 즐거워할 줄도 몰랐고, 죽음을 싫어할 줄도 몰랐다.

태어남을 좋아하지도 않았고, 죽음을 거부하지도 않는다.

홀연히 가고

홀연히 올 뿐이다.

시작을 꺼리지도 않고

끝마치는 것을 탓하지도 않는다.

받으면 기뻐하고 잃으면 제 자리로 돌아간다.

이것을 일러 마음으로 도를 버리지 않고

인위로 하늘을 돕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들을 진인이라 한다.

 

古之眞人

不知悅生 不知惡死

其出不欣 其入不拒

숙然而往

숙然而來已矣

不忘其所始

不求其所終

受而喜之 忘而復之

是之謂不以心損道

不以人助天

是之謂眞人

 

- 大宗師 1

 

참사람, 진인(眞人)은 장자가 그린 이상적 인간이다. 편견과 아집에서 해방된 사람, 도(道)와 하나가 된 사람이 진인이다.유가의 성인과 달리 진인에서는 종교적인 색채가 강하다. 그래선지 진인하면 우선 선불교의 선사(禪師)들이 연상된다. 그들은 도를 깨달아 자유의 경지를 체득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부귀를 초개와 같이 여긴다든지 아내가 죽었을 때 북을 치며 노래를 불렀다는 장자의 파격적인 행동은 선승들과 닮은 점이 있다. 그래서 장자의 진인은 노자의 성인과도 차이가 있다. 내가 느끼기에 장자쪽이 훨씬 초월적이고 종교적이다. 반면에 노자는 좀더 현실적이고 정치적인 면모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그런 경향은 공자가 제일 노골적이다. 내가 장자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런 장자의 초월성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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