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단상

70억

샌. 2011. 12. 7. 07:46

지난달부터 세계 인구가 70억 시대에 접어들었다. 내가 태어날 때만 해도 30억이 안 되었는데 그동안에 세 배 가까이나 늘어났다. 폭발적인 증가다. 자료를 찾아보니 10억 단위로 인구가늘어난 해는 이렇다.

 

10억 1805년

20억 1927년

30억 1959년

40억 1974년

50억 1987년

60억 1999년

70억 2011년

 

세계 인구가 10억 명에서 20억 명으로 되는 데 122년이나 걸렸지만, 그 뒤부터는 주기가 점점 짧아져 지금은 12년마다 10억 명씩 늘어나는 엄청난 속도다. 학자들은 지구 인구가 금세기 중반이 지나면100억 명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한다.이 정도면 식량이나 에너지에 문제가 생길 때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

 

환경과 자원의 관점에서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최대 인구는 80억 명이라 한다. 이제 상한선에 거의 다다른 셈이다. 지구 자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과다한 인구는 온갖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다. 식량과 에너지 부족, 환경 오염, 실업, 전쟁 등을 피할 수가 없다. 우리나라는 출산율이 너무 낮아 고민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보면 인구는 억제되어야 한다. 그나마 중국이 철저한 산아제한 정책을 지키고 있어 다행이다. 사실 지금의 70억도 이미 포화 상태다. 만약 70억 명의 사람들이 현재 미국과 같은 소비 생활을 한다면 지구가 세 개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다 같이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은 지구를 죽이고 자멸하는 짓에 불과하다.

 

70억, 참 엄청나게 많은 숫자다. 만약 이 사람들을 전부 한 장소에 모아놓는다면 얼마만 한 면적을 차지할까?궁금해서 계산을 해봤다. 사람들을 빽빽하게 세운다고 하자. 가로 60cm, 세로 50cm 안에 한 사람이 들어간다고 하면 그 넓이는 0.3제곱미터다. 그럼 70억 명이 설 자리는 21억 제곱미터, 즉 2100 제곱킬로미터가 된다. 이는 가로, 세로가 각각 46km 되는 정사각형에 해당한다.홍천군의 면적이 1800여 제곱킬로미터이니 홍천군보다 조금 넓으면 전세계 사람들을 모을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같은 방법으로 우리나라 사람을 한 자리에 세운다면 가로와 세로가 각각 4km 정도 되는 정사각형으로 충분하다. 이런 계산을 해보고 깜짝 놀랐다. 70억이면 적어도 우리나라 정도는 가득 채울 거로 생각했다. 그런데 의외로 작은 넓이로 충분하다. 계산이 틀렸는지 검산을 해 봤으나 오류는 없다. 인간의 육체는 작으나 그의 행동반경이나 영향력은 엄청나게 크다. 집에서 할 일 없이 빈둥거리다 보니 별공상을 다 하게 된다.

 

이제 인류는 전 지구에 퍼져 모든 생물종을 지배하는우두머리가 되었다.지구에 등장한지 고작 수백만 년밖에 되지 않는 신생종이다.이는 지구 역사에서 천분의 일밖에 되지 않는 짧은 기간이다.어찌 보면 지구의 경이지만, 하는 짓은 지구의 골칫거리다. 그중에서도우물 안 개구리식으로 지나치게기고만장한 게 탈이다. 자연의 원리란 게 너무 번성하고 잘난 체 하면 쇠락도 빠른 법이다. 인류 역시 화려했던 무대를 언젠가는 쓸쓸히 내려와야 할 터인데, 다만 그때를 재촉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잘못하다가는 지구 역사에서 가장 똑똑한 척 했으나 가장 어리석었던 종으로 기록될지 모른다.

 

'길위의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1년을 웃긴 말  (0) 2011.12.21
홀가분하다  (0) 2011.12.10
이 시대의 광기  (1) 2011.11.27
군대와 학교  (0) 2011.11.05
미친 놈들  (0) 2011.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