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장자[183]

샌. 2011. 10. 17. 09:46

겉으로 드러나는 사물은 믿을 것이 못 된다.

外物不可必

    - 外物 1

'외물불가필(外物不可必)', 장자 외물편은 이렇게 시작된다. 외물(外物)이란 나 이외의 사물이나 현상들이다. 나와 관계를 맺고 상호작용하는 모든 물질과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장자가 강조하는 외물은 명예나 부귀 등 인간이 집착하는 욕망의 대상을 말한다. 본문에서 '필(必)'은 '신(信)'으로 해석된다.

이어서 장자는 왜 외물이 믿을 것이 못 되는지 역사상의 인물들 예를 든다. 걸왕은 바른 말을 하던 용봉을 찢어 죽였고, 주왕은 비간의 몸에 일곱 개의 구멍을 내서 강물에 던졌고, 미친 척 하고 살던 기자마저 잡아죽였다. 간신 악래도 예외는 아니었다.부차에게 죽임을 당한 오운과 장홍도 마찬가지였다. 신하의 충성이 반드시 신뢰를 받는 것은 아니다. 천륜이라는 부자 사이도 불가필이다. 효기와 증참은 효성을 다했으나 부모의 박대를 받았다.

장자에게는 유교의 덕목인 충(忠)과 효(孝)도 외물의 하나다. 그것이 아무리 선하게 보여도 집착하게 될 때 인간은 자신의 참 모습을 상실한다. 본성을 잃고 외물에 집착하게 되면 이미 무언가에 구속된 삶이다. 선하게 보이는행위를 한다고 선한 결과가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명예와 부귀, 이상과 이념을 쫓느라 자신을 잃지 말라. 지혜로운 사람은 외물에 구속 당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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