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단상

여행 후유증

샌. 2013. 3. 8. 08:03

캐나다와 미국 여행에서 돌아왔지만 시차로 인한 후유증이 크다. 낮에 찾아오는 두통과 잠이야 억지로 견딘다지만 한밤중에 깨어나 말똥말똥해지는 건 무척 기이한 경험이다. 어느덧 닷새 째다. 나 같은 잠보가 이러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않았다.

 

캐나다로 갔을 때는 몸살이 나서 계속 감기약과 수면제를 먹고 잤기 때문이었는지 시차를 거의 느끼지 않았다. 열흘 동안 그쪽 리듬에 적응했는데 다시 원대복귀 되었으니 몸이 놀랄 만도 하다. 이놈의 주인이 미쳤나, 하고 헷갈릴 것이다.

 

오늘도 2시에 깼는데 도저히 잠이 들 것 같지 않았다. 네 시간밖에 자지 않은 셈이다. 밤 2시는 LA에서는 아침 9시에 해당되는 시간이다. 막 활동을 시작했을 때이니 잠이 들 리가 없을 것이다. 한 시간 동안 뒤척거리다가 결국은 불을 켜고 책이라도 읽을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 얘기를 들으니 두 주는 지나야 정상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우리 몸에는 빛과 어둠에 반응하는 생체시계가 있다고 한다. 평상시에는 잠을 잘 시간과 깨어날 시간을 알려주는 고마운 존재다. 그러나 장거리 해외여행처럼 환경이 급변하면 생체시계는 엉뚱한 때에 자명종을 울려댄다. 몸이 새로운 리듬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다. 비행기가 발명되고 나서부터는 몸도 고생하고 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지금도 머리가 무척 무겁다. 그러나 생각을 바꾸고 재미있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예민한 몸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도 흥미있는 일이 아니겠는가. 내가 새벽 시간에 깨어있다는 것도 대단히 신기하다. 그런데 미국으로 갈 때와 올 때 비행시간에 차이가 나듯, 시차 현상도 이동하는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건 아닐까? 괜히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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