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구량리 은행나무

샌. 2013. 5. 23. 20:06

 

울산시 울주군 두서면 구량리에 있는 이 은행나무는 조선 초기에 이지대(李之帶) 선생이 심은 것이라고 전한다. 선생은 1394년(태조 3년)에 경상도 수군만호로 있으면서 왜구가 탄 배를 붙잡은 공으로 임금으로부터 상을 받았고, 그 후 벼슬이 높아져 한성판윤(漢城判尹)이 되었다. 1452년에는 수양대군이 김종서, 황보인 등을 죽이고 안평대군을 강화도로 유배시키는 등 정치가 어지러워지자 벼슬을 버리고 이곳에 내려와 살았다. 이때 한양에서 가지고 와 연못가에 심었던 것이 이 은행나무라고 전한다. 이 전설이 맞는다면 나무의 나이는 560년이 넘는다. 현재 나무 높이는 22m, 줄기 둘레는 12m에 이른다. 천연기념물 64호로 지정되어 있다.

 

나무를 찾아가는 길이 옹색하여 차를 몇 번이나 되돌려야 했다. 동네 할아버지 한 분이 안타까웠던지 주차 안내를 해 주셨다. 그리곤 나무 설명을 해 주셨는데 젊었을 때는 동네 머슴들과 줄기 안에 들어가 화투를 치며 놀았다고 한다. 그만큼 나무가 크다. 지금은 썩은 부분을 보형재로 채워 넣었다.

 

나무는 아쉽게도 10년 전 태풍 매미 때 한 편 가지가 모두 부러져 기형이 되었다. 마치 칼로 싹둑 잘라낸 듯하다. 온전한 모양을 유지하고 있다면 대단한 위엄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줄기에는 새잎이 무성하게 돋아나고 있다. 왕성한 생명력과 에너지가 느끼는 큰 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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