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홍천 팔봉산

샌. 2013. 7. 2. 10:37

 

친구가 팔봉산 자락에 전원주택 터를 가지고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사업을 마치고 들어갈 살려는 장기적인 목적으로 산 것이다. 작년에 그 터를 구경하고 팔봉산을 처음 보았다. 아담하고 아기자기하게 생긴 산의 풍광이 좋았다. 산을 에두르며 홍천강이 흐르고 있어 산과 강이 잘 어우러진 풍경이었다.

 

팔봉산(八峰山)은 여덟 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산인데 봉우리 높이는 3백m급이다. 그래서 동네 뒷산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고 어제 아내와 함께 산을 찾았다. 그런데 웬걸, 바위로 된 여덟 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리는 게 만만치 않았다. 상당히 위험한 구간도 있었다. 작년 가을에는 5봉에서 추락사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쉽게 생각했다가 네 발로 엉금엉금 기느라 땀깨나 흘렸다.

 

 

 

팔봉산 최고봉이 해발 327.4m인 2봉이다. 꼭대기에 당집인 삼부인당(三婦人堂)이 있다. 삼부인신을 모신 곳으로 400년 전부터 마을 사람들이 하는 당굿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3봉.

 

 

 

 

 

하나를 넘으면 또 다른 봉우리가 앞을 가로막았다. 안 그래도 후덥지근한 날씨였는데 땀을 비오듯 흘렸다. 그러나 봉우리에 올라서면 멋진 경치가 기다리고 있었다. 팔봉산이 3백m밖에 안 되는데도 왜 우리나라 100대명산에 들어가는지 걸어보고서야 확인할 수 있었다.

 

4봉에는 좁은 통로가 있는데 이곳을 지나는 게 산모의 고통과 같다고 하여 해산굴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아예 시도해 볼 엄두도 나지 않았다.

 

 

7봉 오르는 길. 3봉부터 8봉까지는 깎아지른 절벽이다.

 

 

마지막 봉우리인 8봉. 8봉에 오른 뒤 하산하는 길은 급경사로 위험하다는 안내문이 있어 우리는 8봉은 포기하고 7봉과 8봉 사잇길로 내려갔다.

 

 

산을 내려가면 바로 홍천강과 만난다. 강변길을 따라 가면 등산 기점인 매표소가 나온다. 강물이 조금만 불어도 이 길은 이용할 수 없을 것 같다.

 

 

 

산에서 만난 나리와 산수국.

 

팔봉산은 겉으로 보기에는 아담하지만, 안에 들면 180도로 변한다. 젊었을 때와 달리 몸이 둔해진 지금은 여간 조심해야 할 산이 아니다. 등산 준비를 제대로 못 했다며 되돌아가는 사람도 보았다. 그러나 기암과 절벽 사이로 오르내리는 길은 등산의 묘미를 느끼게 해 준다. 옛날 도봉산 포대능선을 지나던 긴장과 스릴을 다시 맛보았다.

 

2시간 30분이면 넉넉하다는데 우리는 3시간 30분이 걸렸다. 오랜만에 산에서 전신운동을 잘했다.

 

 

* 산행 시간; 3시간 30분(11:00 ~ 14:30)

* 산행 거리; 약 3km

* 산행 경로; 팔봉산관광지 주차장 - 매표소 - 1봉 ...... 7봉 - 매표소 - 주차장

 

※ 100명산 오르기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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