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안산과 인왕산을 넘다

샌. 2015. 10. 8. 14:10

 

희뿌연 가을이다. 서대문 냉천동에서 안산에 들었다. 작년에 가끔 찾아와 아픈 가슴을 달랬던 그 길이다. 일 년이 지났다. 상처는 아무는 듯 하다가 다시 저려온다. 생각만 하면.

 

 

전화 벨이 울렸다. 베낭에서 꺼내다가 끊어졌다. 고종사촌 이름이 떠 있다.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계속 통화중이었다. 병환 중인 고모부 얼굴이 떠올라 산길이 시무룩했다.

 

 

 

 

너는 왜 이 땅에 와서 이렇게 천대 받고 있는 거니?  생긴 대로 살아가는 서양등골나물은 그저 억울할 뿐이다.

 

 

안산 정상을 지난 후 무악재역으로 내려왔다. 배가 고파 분식집에서 라면을 먹었다. 육교를 건너 홍제동에서 인왕산으로 방향을 돌렸다. 달동네 골목길을 헤매다가 겨우 입구를 찾았다.

 

 

기차놀이 하지 않을래요? 기차바위에서는 낯선 사람에게도 그렇게 말을 붙이고 싶어졌다.

 

 

부암동으로 내려왔다. 길은 이미 낙엽으로 덮였다. 내 또래 남자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다.

 

 

산에서는 옛날 근무했던 직장이 한 눈에 내려다 보였다. 두서없이 떠오르는 기억들로 잠시 따스해졌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안셀 아담스 사진전을 봤다. 거장이란 말이 왜 붙었는지 알 수 있었다.

 

교보문고에서 책 한 권을 샀고, 첫째가 사 주는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 도시의 밤이 너무 시끄러워 발걸음이 빨랐다. 늦게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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