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5월에

샌. 2017. 5. 5. 16:28

 

5월을 맞아 양가의 어머니와 장모님을 찾아뵙다. 작은 선물을 드리고 밖에 나가 외식을 하다. 특히 올해는 어머니 곁으로 동생이 들어와서 한 시름을 덜게 되다. 두 분 모두 큰 병 없이 건강하신 편이라 자식으로서 고맙기만 하다.

 

부모가 장수하면 자식과 같이 늙어간다는 말이 맞다. 두 분을 바라보는 내 마음에도 미묘한 변화가 생기고 있다. 전과 달리 이제는 동지 의식 같은 게 느껴진다. 공감의 영역도 점점 넓어지고 있다. 법적으로는 나도 이제 노인 반열에 들어가게 된다. 좀 씁쓸하기도 하다. 시대가 변했으니 기준을 70세로 올려도 괜찮을 것 같은데 말이다.

 

장모님은 바닷가에서 자라셔서 해산물을 무척 좋아하신다. 차로 한 시간 거리인 서천 특화시장에서 바다 내음을 맡으며 쇼핑을 하다. 클릭 몇 번으로 물건이 집으로 배달되는 시대인데, 따라 다녀보니 재래시장만이 갖고 있는 매력이 있다. 그곳은 지나간 것에 대한 그리움을 충족시켜 준다.

 

이런 시간도 길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이 가슴 한 켠을 늘 시리게 한다. 그러나 목숨 붙은 것들의 유한성이야말로 존재의 가치를 빛나게 하는 건지도 모른다. 우리는 모두 서로 얽혀 있다. 부부로, 부모 자식 사이로 만나서 한 생을 함께 한다. 그 인연의 신비를 어찌 헤아릴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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