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기쁨

봄 / 반칠환

샌. 2018. 4. 7. 12:05

저 요리사의 솜씨 좀 보게

 

누가 저걸 냉동 재룐 줄 알겠나

 

푸릇푸릇한 저 싹도

 

울긋불긋한 저 꽃

 

꽝꽝 언 냉장고에서 꺼낸 것이라네

 

아른아른 김조차 나지 않는가

 

- 봄 / 반칠환

 

 

마술사 같은 요리사의 솜씨다. 한쪽에서는 팡팡거리며 팝콘도 터진다. 풍성한 자연의 식탁이 펼쳐지고, 우리는 그저 수저만 잡으면 된다. 연례행사로 이런 대접 받아왔으니 의례 그러려니 하지만, 이건 기적이 아닌가. 바라보는 풍경에, 코를 간지리는 향기에, 가슴 콩당콩당 뛰어야 할 감사며 경외가 아닌가.

 

'시읽는기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충북선 / 정용기  (0) 2018.04.22
꽃피는, 삼천리금수강산 / 황지우  (0) 2018.04.14
따뜻한 편지 / 이영춘  (0) 2018.03.30
봄바람난 년들 / 권나현  (0) 2018.03.24
애첩 한고랑 / 김진완  (0) 2018.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