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경운궁터 회화나무

샌. 2011. 2. 23. 07:59


서울시 중구 정동 도심 한복판에 넓은 공터가 있다. 옛 경운궁(慶運宮)이 있던 자리다. 1919년에 고종이 승하하면서 궁역이 축소되고 이 자리에 경기여고가 들어섰다. 1988년에 학교가 강남으로 이전하면서 빈 터로 되었는데 지나다닐 때마다 늘 철문으로 굳게 닫혀 있었다. 미국 대사관이 이곳으로 옮긴다는 말이 있었다.

 

빈 터 한복판에 오래된 나무 한 그루가 눈길을 끈다. 들어가보고 싶지만 문이 닫혀 있고, 미국 땅이니 들어오지 말라는 경고문구가 적혀 있어 멀리서만 바라볼 뿐이었다. 다행히 이번에 지나갈 때는 문이 열려 있어 몇 걸음 안쪽으로 들어가 볼 수 있었다. 나무는 45도 정도 기울어진 채 지지대에 의지해 버티고 있다. 생각보다 상태가 심각하다. 몇 년 전에 방화로 큰 손상을 입었다는데 끝내 회복되지 않은 것 같다.

 

궁궐에서 흔히 보는 회화나무로 수령은 300년 가까이 된다. 그러나 지금 모습은 무척 안타깝다. 이곳에 옛 건물들이 복원되고 나무도 원래의 당당한 모습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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