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북한산 둘레길을 걷다

샌. 2010. 12. 9. 10:10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출발했다. 한 팀은 북한산 향로봉을 향했고, 우리는 진관사(津寬寺)에서 효자동 방향으로 둘레길을 걸었다. 직장 동료 9명이 함께 했다.


눈 때문에 출발을 많이 망설였다. 다행히 북한산 아래에 들어서니 함박눈은 그쳤다. 산의 나무들에 예쁜 눈꽃이 피었다가 이내 녹았다. 길은 부드럽고 촉촉했다. 일부 산길의 눈은 녹지 않아 발밑에서 뽀드득거리는 소리가 정겨웠다. 북한산 둘레길은 처음 걸어보았다. 진관사에서 효자리 입구까지 왕복 8 km 정도를 걸었는데 숲을 지나고 동네도 지나는 게 아기자기하고 재미있었다. ‘내시묘역길’로 불리는 구간이었다.


길에서 전 직장 동료들을 우연히 만났다. 옛 얼굴들이 반가웠다. 그분들도 북한산 둘레길 걷기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지난밤에는 잃었던 지갑을 되찾는 꿈을 꾸었다. 그런데 정반대의 결과를 통보 받았다. 사실 이번에는 90% 이상 확신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래서 더 낙심되었다. “개새끼들!”, 친구로부터 연락을 받는 순간 무심결에 내 입에서 나온 소리였다. 친구는 관료들의 딱딱한 얼굴을 다시 대면하자고 한다.


다시 시내로 돌아와 아귀찜으로 저녁을 하고 헤어졌다. 술도 마시지 않았고 2차에도 동참하지 않았다. 그저 혼자 있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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