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본느낌

사마에게

샌. 2020. 7. 12. 11:36

시리아 내전의 중심지에서 전쟁의 참상과 복잡한 시리아 상황을 전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2011년 아랍의 봄으로 촉발된 시리아의 민주화 투쟁은 알아시드 독재 정권에 반대하는 내전으로 발전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처음에는 민주화 운동으로 시작했으나 종파간 대립과 외세가 개입하면서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국제적 분쟁 지역이 되어 버렸다. 러시아와 이란이 정부군을 지원하고, 미국과 사우디 등의 연합군은 반군을 지원한다.

전쟁의 피해는 고스란히 민간인과 어린아이 같은 약자들에게 돌아간다. 9년이 넘는 기간 동안 40만 명이 사망했고 천만 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했다. 21세기 문명 세상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 한반도 상황도 경우에 따라서는 이러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대학생 때부터 영상이 취미였던 알카팁 감독은 알레포라는 도시에서 반군 투쟁을 하며 전쟁의 참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많은 사람이 도시를 떠났지만 알카팁은 끝까지 남아 알레포를 지킨다. 내전의 와중에서 결혼하고 딸을 낳는다. 그 과정을 고스란히 담은 영화가 '사마에게(For Sama)'다. '사마'는 딸의 이름이면서 '하늘'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연출된 전쟁 영화가 아니라 실제 현장을 찍었기 때문에 더욱 소름 끼친다. 정부군은 병원이나 학교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 폭격한다. 사람들이 죽고 통곡하는 장면이 여과 없이 담겨 있다. 도시 전체가 파괴되면서 마지막 저항군마저 견디지 못하고 탈출한다. 한 여인의 시선으로 담아낸 전쟁 고발 영화다.

이 영화를 본 지는 여러 달이 되었지만 되돌아보면 여전히 막막하고 슬프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미워하고 싸우고 죽이지 못해 안달하는가? 우리 일상에서도 이런 전쟁 같은 상황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영화의 한 장면이 잊히지 않는다. 어린 사마가 시멘트 잔해 위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데 이렇게 적혀 있다. "What's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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