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에 부끄러운 경험을 했다. 직장 동료 몇이서 함께 한 술자리에서 대취하여 청계천에 나갔다가 발을 헛디뎌 청계천 물에 빠진 것이다. 물은 얕았지만 몸의 중심을 잡지 못하고 큰대자로 엎어졌으니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전 잠수를 해버렸다. 당시는 한밤중이었지만 도심이라 많은 사람들이 청계천 주변에 있었는데, 물에 빠지고 나니 정신이 번쩍 들면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이 창피해서 어서 자리를 뜨고 싶다는 것 뿐이었다. 그러나 물에 빠진 생쥐 꼴로 어디를 가겠는가, 한참을 앉아서 옷을 대략 말리고는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얼마나 술에 취했는지 그 전부터 필름이 끊어졌고, 지금도 물에 빠진 후의 상황만 조금 기억 날 뿐이다. 아마 그때 옆에 K가 없었다면 더 추한 꼴을 보였을지 모른다. 그 뒤에는 웃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