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가 된다면 수련을 키워보고 싶다. 작은 연못을 하나 만들면 좋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입이 넓은 그릇에 물을 담고 수련을 띄워 거기에 작은 꽃이 피어난대도 좋겠다. 한여름의 물 위에 넓고도 여유롭게 떠있는 잎사귀는 거울처럼 윤기가 있고, 그 사이에 한두 송이 청초하게 피어있는 수련을 보면 온갖 마음의 시름이 다 잠들 것 같다. 그래선지 수련은 한자로 水蓮이 아니라 잠잘 수자로 된 睡蓮이다. 마음의 걱정과 시름을 잠재워 준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싶다. 수련을 키워본 사람의 얘기로는 수련의 지는 모습이 무척 예쁘다고 한다. 처음 꽃봉우리였을 때처럼 꽃잎을 여미고 나서는 소리도 없이 물 밑으로 자취를 감추는데, 그 마지막 모습이 그렇게 단아하고 우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상상으로만 그려 보는 것이지만 수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