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가 장례를 끝내고 혜자의 묘를 지나면서 따르는 사람들을 돌아보고 말했다. “어느 미장이가 자기 코끝에 백토를 바르니 파리 날개와 같아지자 석공으로 하여금 그것을 깎아내게 했다. 석공이 도끼를 휘두르면 바람이 일고 들리는 것은 깎이는 소리뿐, 백토가 다 깎여도 코는 상하지 않으며 미장이는 얼굴색도 변하지 않고 꼿꼿하게 서 있다 한다. 송나라 원군이 그 소문을 듣고 석공을 불러 말했다. ‘시험 삼아 과인을 위해 그것을 해보아라.’ 석공이 말했다. ‘신은 일찍이 그처럼 깎을 수 있었으나, 지금은 신의 기술을 시험할 상대가 죽은 지 오랩니다. 신의 짝인 미장이가 죽은 이래 신과 짝을 삼을 만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나도 혜자가 죽으니 더불어 담론할 사람이 없구나!” 莊子送葬 過惠子之墓 顧謂從者曰 영人堊慢其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