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일은 절대 하지 않으리 정권 바뀔 때마다 뒤집어엎는 백년지대계 같은 일에 손대서 안 그래도 어질어질한 우리 아이들 갈팡질팡 비틀대지 않게 하리 다만 아주 작은 것, 그래도 명색이 대통령인데 작고 작아 티도 안 나는 일 몇 가지는 해야지 교실마다 황토빛 은은히 도는 커튼을 치고 향나무 침대 몇 개 두어 쉬는 시간에 아이들 쉬어가게 해야지 졸려서 눈꺼풀이 내려앉는 아이들 몇 분이라도 허리 쫙 펴게 글자로 하는 공부에 흥미 없는 아이들은 들로 밭으로 쏘다니게 해야지 가만히 누워 하늘 올려다보게 가만히 앉아 이슬 한 방울 바람이 흔드는 쑥잎 하나 가만히 들여다보게 들여다보다 들여다보다 그 속으로 들어가도록 쑥부쟁이 되고 개미가 되고 흙이 되고 하늘이 되고 야생 고양이 되고 바람이 되고 바람과 하늘의 영혼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