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보면 목표한 곳과는 다르게 엉뚱한 곳에 가게 되는 수가 있다. 길을 잘못 들어 그럴 수도 있고, 길이 막혀 가지 못하게 되어 그럴 때도 있다. 오늘은 합정동에서부터 한강의 하류 방향으로걸어서 행주대교를 건넌 후, 반대편에서 거슬러 올라 선유도까지 걸을 계획이었으나 도중에 길이 막히는 바람에 생각지도 않았던 화전으로 가게 되었다. 덕분에 낯선 동네에 들리는 경험을 했다. 이럴 때가 아니면 언제 화전이라는 마을에 가볼 수가 있단 말인가, 그러고 보면 모든 게 인연 아닌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전철 합정역에서 내려 한강으로 나가는 길머리에 있는 절두산 성지에 들렀다. 이곳은 예전에 양화진(楊花鎭)이라 불린 곳으로 1866 년 병인박해 때 수천 명의 신자들이 목이 베어져 한강으로 던져진 순교의 현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