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전인 1971년 설날에 찍은 가족사진이다. 그 무렵에 아버님께서는 매년 설날이면 읍내에 있는 사진사를 불러서 이렇게 가족사진을 찍으셨다. 당시의 시골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었다. 마침 이때는 내가 대학시험에 합격하고 입학을 앞두고 있던 때였다. 지금도 고향집은 옛 모습 그대로지만 긴 세월만큼이나 사람들은 많이 변했다. 아버님은 오래 전에 돌아가셨고, 대부분 초등학생이던 동생들은 벌써 4, 50대의 장년이 되었다. 내 나이도 이미 사진 속의 아버님 연배를 넘어섰다. 지금 돌아보니 생전의 아버님은 명절 때면 많이 쓸쓸하시지 않았을까 싶다. 아버님 형제분은 2남3녀였는데 다른 집들과 달리 명절이어도 차례는 늘 아버님 혼자서 지내셨다. 외지에 나가 계시던 삼촌은 고향에 거의 들리지 않았다. 시집간 여동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