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장자[200]

샌. 2012. 3. 23. 08:30

공자가 안회에게 일러 말했다.

"회야! 집은 가난하고 비천하게 살면서

왜 벼슬하지 않느냐?"

안회가 답했다.

"벼슬을 바라지 않습니다.

저에게는 성 밖에 오십 무의 밭이 있어

족히 죽을 먹을 수 있으며

성안에 십 무의 밭이 있어

족히 삼베옷을 입을 수 있습니다.

북과 거문고는 스스로 즐겁고

스승의 도를 배우니

스스로 즐겁습니다."

공자는 정색하며 얼굴빛을 바꾸고 말했다.

"훌륭하구나! 너의 뜻이!

내 듣건대 만족할 줄 아는 자는

이익 때문에 스스로 묶이지 않고

스스로 깨달음이 있는 자는

이익을 잃어도 두렵지 않고

마음을 수양한 자는

벼슬이 없어도 부끄럽지 않다고 한다.

나는 이 말을 암송한지 오래였으나

지금 너를 통해 마음으로 터득하게 되었다.

이는 나의 복이다."

 

孔子謂顔回曰

回來 家貧居卑

胡不仕乎

顔回對曰

不願仕

回有郭外之田五十畝

足以給전粥

郭內之田十畝

足以爲絲麻

鼓琴足以自娛

所學夫子之道者

足以自樂也

孔子초然變容曰

善哉 回之意

丘聞之知足者

不以利自累也

審自得者

失之而不懼

行修於內者

無位而不작

丘誦之久矣

今於回而後見之

是丘之得也

 

    - 讓王 8

 

<논어>에 들어있어도 괜찮은 내용이다. <장자>에 공자나 제자가 등장하면 비꼬는 내용이 많은데 이 부분은 그렇지 않다. 안회는 장자쪽 사람들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다. 벼슬과 부귀를 마다한 안회의 행적은 장자 철학과 닮은 데가 있다. 어떤 사람은 안회를 '춘추시대의 장자'라고 부른다.

 

안회(顔回)는 공자가 가장 사랑한 제자다.스승에 앞서 31살의 나이에 요절했는데 공자는 "하늘이 날 버리셨다!"며 비통해했다.얼마나 통곡했으면 다른 제자가 너무 지나친 것 아니냐고 말할 정도였다.그때 공자의 대답은 이랬다. "내가 너무 애통해하는가? 내가 이 사람을 위해 심히 애통해하지 않는다면 누굴 위해 애통해하겠는가?" 학문이나 덕행에서 스승과 비슷한 수준까지 나아간 제자가 안회였다. <논어>에서 안회와 관련된 구절을 찾아보았다.

 

季康子問 弟子孰爲好學 孔子對曰 有顔回者 好學 不幸短命死矣 今也則亡

계강자가 물었다. "제자 중에 누가 학문을 좋아합니까?" 공자가 대답하셨다. "안회라는 자가 있어 학문을 좋아하더니 불행하게도 명이 짧아 죽었습니다. 지금은 없습니다."

 

子謂顔淵曰 用之則行 舍之則藏 惟我與爾有是夫

공자께서 안연에게 말씀하셨다. "세상이 써 주면 나아가 행하고, 버리면 재주를 감추고 들어앉을 수 있는 자는 오직 나와 너만이겠지."

 

子曰 回也 其心三月不違仁 其餘則日月至焉而已矣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안회는 마음속으로 석 달 동안이나 인을 어기지 않았다. 나머지 사람들은 하루나 한 달에 한 번 인에 이를 뿐이다."

 

子曰 賢哉 回也 一單食一瓢飮在陋巷 人不堪其憂 回也 不改其樂 賢哉 回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참으로 훌륭하구나, 안회여! 다른 사람들은 한 그릇의 밥과 한 표주박의 물로 가난한 마을에 사는 것을, 그 고생을 견디어 내지 못하는데 안회는 가난 속의 즐거움을 고치지 않으니 참으로 훌륭하구나, 안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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