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전주천을 따라 치명자산에 가다

샌. 2012. 2. 20. 19:57


2월 18일(토), 전주 덕진동에서 출발하여 전주천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며 치명자산까지 갔다.

 

치명자산(致命者山, 360m)은 호남에 처음 복음을 전하고 선교사 영입과 서양 선진 문화 수용을 주장하다가 국사범으로 처형된 유항검(아우구스티노)과 그의 처 신희, 동정부부로 순교한 큰 아들 유중철(요한)과 며느리 이순이(루갈다), 둘째 아들 유문철(요한) 등 일곱 분이 하나의 유택에 모셔진 곳이다. 이분들은 1801년(순조 1년) 신유박해 때, 9월부터 4개월여에 걸쳐 전주 남문 밖, 전주옥, 숲정이에서 처형되었다.

 

원래 이 산 이름은 승암산(僧岩山)이었으나 순교자의 묘가 들어오면서 치명자산으로 불리게 되었다. '순교자의 산'이란 뜻이다.

 


십자가의 길을 따라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 산상성당이 나온다. 성당 위 산 정상 바로 아래에 일곱 순교자가 잠든 무덤이 있다.

 


여기서는 전주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전주천을 가로지르는 다리 너머에 한벽당이 있다.

 

내려갈 때는 동고사(東固寺)를 지나 산길을 따라 걸었다. 치명자산에는 천주교 성지와 불교 사찰이 나란히 이웃하고 있는 게 재미있었다.

 


산길에 복수초가 피어 있었다. 올해 처음만난 꽃인데 다시 찾아온 추위로 움츠러든 모습이었다. 이런 걸 경상도 사투리로는 '지실이 들었다'고 한다.

 



지나는 길에 경기전(慶基殿)에 들렀는데 이곳에서 보는 전동성당 모습이 아름다웠다.

 

시청 앞으로 해서 시내 길을 따라 다시 덕진동으로 돌아왔다. 처음에는 뚜렷한 목적지 없이 집을 나왔는데 걷다 보니 치명자산까지 갔다 오게 되었다. 발길 가는 대로 걸어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 걸은 시간; 4시간(11:00 - 15:00)

* 걸은 거리; 12km

* 걸은 경로; 덕진동 - 전주천 - 치명자산 - 동고사 - 한벽당 - 한옥마을 - 경기전 - 시청 - 덕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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